5일은 대북 대화 제의
‘오락가락 대처’ 지적
청와대는 11일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사건과 관련, 북한의 사죄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한민구(사진) 국방부 장관은 이날 “(우리 군이) 적극적으로 DMZ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작전을 실시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분명히 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이번 사건은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불법으로 침범해 목함지뢰를 의도적으로 매설한 명백한 도발”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도발 행위는 정전협정과 남북 간 불가침 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으로, 우리는 북한이 이번 도발에 대해 사죄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는 이번 지뢰 도발과 관련해 청와대가 내놓은 첫 번째 공식 반응이다.
이날 청와대와 군 당국이 같은 목소리로 초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는 사실은 거꾸로 하루 전까지의 입장과 대비돼 의문을 낳고 있다.
정부가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무게를 둔 상황에서 대북 대화 제의를 하는 등 혼선을 빚다가 뒤늦게 강경 기조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번 도발에 대한 대응 과정에서 외교·안보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방북했던 지난 5일 정부가 ‘추석(9월 27일) 계기 이산가족 상봉, 광복 70주년 공동 기념행사 개최와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을 포괄적으로 논의하자’며 북한에 고위 당국자 회담 개최를 제안한 게 논란을 자초했다. 정부 당국자들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 4일 북한의 지뢰 도발로 군 장병 2명이 심각하게 부상한 사건이 발생한 지 하루 만인 5일부터 이미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6일에는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북한제 목함지뢰가 폭발한 것 같다”고 공개한 뒤 정밀조사가 끝나는 10일 오전 10시 30분까지 엠바고(보도 유예)를 요청했다.
DMZ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사고로 군 장병들이 다친 뒤 국방부가 북한을 의심하고 있던 순간에 통일부는 대북 대화 제안을 했다는 얘기가 된다.
외교·안보 컨트롤타워인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제 기능을 다했는지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연장 선상에서 청와대의 한 발 늦은 반응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10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북한의 일방적인 표준시 변경을 비판하면서도 지뢰 도발에 대해서는 아무 언급도 하지 않았다. 민 대변인은 그러나 “북한의 DMZ 지뢰도발사건의 엄중함을 고려해 지난 8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개최했다”며 “이 회의에서 국방부로부터 사건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종합적인 대책을 강구했다”고 밝혔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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