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경으로 복무하던 시절 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의 일본대사관 앞 수요 집회를 오랫동안 지켜봐 온 대학 휴학생이 국민 모금을 통해 광주에 소녀상을 건립한다. 화제의 주인공은 ‘착한사람들의 모임(착사모)’ 회장 전경훈(23·조선대 아랍어과 2년 휴학·사진) 씨.
광복 70년을 맞아 오는 14일 오전 광주시청 앞에서 제막될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 건립은 역사의 아픔을 함께하려는 마음에서 비롯됐다. 전 씨가 소녀상 건립을 맘 먹은 것은 지난해 12월 서울 서대문구 대현문화공원 ‘평화의 소녀상’ 제막 소식을 접하고나서다. 그는 “뉴스를 보고 있자니 2012년 의경 복무 당시 일본대사관 앞에서 목격한 수요집회 참가 위안부 할머니들의 처절한 절규가 떠올랐다”며 “호남권에 소녀상이 하나도 없어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 씨는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온라인 모금을 통해 3200만 원을 모았다. 대부분 개인들이 성금을 보냈지만 광은비즈니스 여직원 모임 ‘단비회’처럼 700만 원을 한꺼번에 쾌척한 경우도 있었다. 서울대 조소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염중섭(27) 씨는 재능기부를 자청했고, 역시 재능기부 작가 안경진(38) 씨를 소개했다. 이들의 도움 덕택에 원재료값, 운송비, 경비를 포함해 2200만 원에 제작할 수 있었다. 155㎝ 높이의 소녀상은 할머니들이 겪었던 절망과 고통을 ‘심장에 가져다 놓은 움켜쥔 왼손’으로 표현했다. 또 아픔의 역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하늘로 뻗은 오른손’으로 형상화했다.
전 씨는 “아픈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한 교육의 장이 될 것”이라며 “소녀상 앞에서 정기 공연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는 9월 복학할 예정인 전 씨는 전역 직후인 지난해 4월 20대 청년 20여 명으로 ‘착사모’를 결성해 독거노인 생필품 지원, 쓰레기 상습 투기장에 꽃 심기 등 사업도 해오고 있다.
광주=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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