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정 서울시 갈등조정담당관“갈등 관리란 민주적 소통과정을 의미”

2012년 지자체 첫 전담팀… 9명 활동

청계6가 횡단보도 설치 갈등 해결 보람


“갈등을 관리한다는 것은 민주적으로 소통해 나가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여러 이해관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지역 사회의 문제를 합리적으로 풀어가는 것이 어렵긴 하지만 그만큼 보람 있는 일이죠.”

홍수정(사진) 서울시 갈등조정담당관은 12일 문화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서울시를 시작으로 각 지방자치단체 사이에서 갈등관리를 위해 고민하는 분위기가 점차 확산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시는 지자체로는 처음으로 지난 2012년 1월 갈등관리전담부서를 만들었다. 이후 대구·인천·경기·제주·충남 등이 서울시를 벤치마킹해 갈등관리 전담팀을 꾸리는 등 점차 갈등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지자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는 9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갈등관리전담부서에서 지역 사회의 고질적인 갈등 문제를 해결한다.

올해 6월 경찰청 교통규제심의에서 통과된 청계 6가 횡단보도 설치 사례가 대표적이다. 청계 6가는 지난 9년간 지하도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상인들과 동대문패션타운 관광특구 및 주변 상가 상인들 간에 횡단보도 설치 문제로 갈등을 겪어 왔다. 상인 생존권과 시민 보행권이 충돌하는 가운데 서울시는 양측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대안을 창출하기 위해 총 4차례에 걸쳐 갈등현안검토회의를 개최했다. 이후 갈등조정협의회를 구성해 이해당사자들과 사전 면담을 실시하며 합의 가능성을 검토했다. 결국 청계 6가 지하도상가 바로 위 보도에 횡단보도를 설치하는 대신, 175m 떨어진 오간수교 위 최남측에 설치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홍 담당관은 “최초 위치를 주장했던 평화시장 등 주변 상가 상인들의 양보와 횡단보도 설치 자체를 반대했던 지하도상가 상인들의 배려가 결국 윈윈하는 결과를 만들었다”며 “서울시가 갈등조정담당관을 신설한 이후 상생방안을 도출해낸 첫 사례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홍 담당관은 지자체별 갈등관리 시스템이 완벽히 정착되기 위해서는 “갈등전담부서가 실제 행정에 어떻게, 얼마나 개입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프로세스가 개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주민들에게 물어본다는 자체가 갈등을 촉발하는 요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갈등 조정 시점에 대해서도 민감한 것이 사실”이라며 “집단민원·개별민원·정책적 갈등 등에 대해 잘 검토해 보고 갈등 조정 대상을 선별하는 일련의 갈등관리체계가 지자체별로 전문적으로 운영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효목 기자 soarup6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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