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도로에서 한 시민이 양발형 전동휠을 타고 있다 .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도로에서 한 시민이 양발형 전동휠을 타고 있다 .
체증·기름값 걱정없는
1인용 ‘新개념 교통수단’

시속 20㎞로 100㎞ 이동
법규 미비… “단속 안해”

전기로 움직이는 친환경 교통
주차난 없이 단거리 이동 용이
1인가구 늘며 최근 수요 급증

헬멧·보호대 착용 거의 안해
관련보험 없어 사고피해 우려
위험천만 인도주행 많아 논란


대기업에 다니는 김모(여·33) 씨는 최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일대에서 아찔한 경험을 했다. 출근하기 위해 지하철에서 내려 걸어가고 있는데, 외발형 전동 스쿠터(전동휠) 한 대가 김 씨 바로 옆을 빠른 속도로 가로질러 갔기 때문이다. 별다른 접촉은 없었지만 김 씨는 그 순간 놀라 균형을 잃어 넘어졌고, 한 손에 들고 있던 커피도 쏟았다. 김 씨는 “처음엔 길거리를 다니는 전동휠을 보고 ‘신기하다’ ‘타 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인도를 씽씽 달리는 모습을 너무 많이 봐 위험하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든다”며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최소한 인도 주행에 대해서는 단속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근 길거리에서 전동휠을 타고 다니는 사람을 심심찮게 볼 수 있듯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전동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전동휠이 인기를 끌면서 점차 보급 대수가 늘어나 전동휠에 대한 ‘관심’이 안전에 대한 ‘우려’로 변해가고 있다. 더구나 경찰이 “전동휠은 인도를 다닐 수 없는 ‘원동기’가 맞지만, 계도는 하되 단속은 안 한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교통체증·주차 걱정 없어 인기몰이 =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동휠은 2000년대 들어 새롭게 등장한 1인용 교통수단(퍼스널 모빌리티)의 일종이다. 퍼스널 모빌리티는 전기에너지를 활용한 친환경 이동수단으로 전기자전거, 전동킥보드, 전동휠 등이 대표적이다. 키덜트 문화의 일종으로 공원이나 캠핑장 등에서 레저용으로 쓰였던 전동휠은 최근 직장인들의 출퇴근을 돕는 등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전동휠은 대부분 선 자세로 주행해야 하기 때문에 운행 초기에는 균형을 잡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자가 평행 이륜차인 전동휠은 마이크로 센서가 운전자의 미세한 움직임을 감지한다. 일반적으로 운전자가 몸을 앞으로 기울이면 이동하고 뒤로 젖히면 정지하거나 서행하도록 설계돼 있다. 제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주행속도는 보통 시속 20~30㎞이며 주행거리는 1회(2~8시간) 충전 시 30~100㎞ 정도를 달릴 수 있다.

전동휠이 최근 인기를 끄는 이유는 1인 가구의 증가와 맞물려 있다. 짧은 거리를 4~5인승 차량을 타고 이동해야만 했던 1~2인 가구에 퍼스널 모빌리티는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특히 교통체증, 주차난이 심각한 서울에서는 주차가 쉽고 교통체증 걱정을 날려버릴 수 있는 전동휠이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더해 전기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고 연료비가 싸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이 때문에 걷기 열풍 속에서도 전동휠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전동휠 인기와 비례해 커지는 안전 우려 = 전동휠의 인기와 동시에 안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멋’을 이유로 일부 전동휠 운전자들이 헬멧, 무릎 보호대 등 기본적인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관련 보험 상품도 없는 실정이다. 자전거도 전용 보험이 있는데, 전동휠 보험이 없는 것은 전동휠 시장이 아직 그리 크지 않아 사고 사례가 많지 않고 보험 가입 수요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또 법적으로 전동휠의 속도, 동력, 크기, 마력 수에 대한 부분들이 명확히 규정되지 않은 점도 아직 보험사들이 움직이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파악된다. 한 대형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현재 보험사들은 전동휠 보험 출시를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계도는 하되 단속은 안 한다” = 이에 따라 경찰의 실질적인 단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조금씩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연간 5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전북 전주 한옥마을 거리에서 관광객들을 상대로 전동휠 대여 사업을 하는 업체가 나타났다. 주민들은 곧 “안전이 우려된다”며 민원을 제기했지만, 경찰은 “명확한 단속 근거가 없다”며 단속에 미온적이었다.

당시 논란처럼, 경찰은 여전히 실질적인 단속을 펼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전동휠은 원동기 장치로 분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인도로 운행하면 안 되고, 운전면허도 취득해야 운행할 수 있다. 그럼에도 경찰은 계도는 하고 있지만, 단속은 하고 있지 않다. 이륜차로 분류되는 자전거의 인도 주행을 단속하지 않듯, 전동휠을 본격적으로 단속하는 것은 국민 ‘법감정’과 어긋난다는 판단 때문이다.

아울러 다른 주요 교통 법규 위반을 단속해야 하는 교통경찰관이 전동휠까지 단속할 여력이 없다는 것도 본격적인 단속에 나서고 있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경찰청 관계자는 “여론이 형성되면 법을 엄격하게 적용해 전동휠을 단속할 수 있지만, 현재 계도 이외에 본격적인 단속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손기은·강승현 기자 s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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