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엔 정부 관계자까지 방문 주효
지난달 31일 최종 낙찰통지 받아
대우·현대건설 등 5개사 컨소시엄
쿠웨이트 국영 석유社 공사 따내
“저유가 영향으로 고심하는 중동에서 전체 50억 달러가 넘는 프로젝트 낙찰 통보를 받을 수 있을지 솔직히 저희도 확신하지 못했어요. 민간 쪽에서는 할 만큼 했지만 대통령의 경제외교의 힘이 아니었으면 어려웠을 거예요.”
지난 6일 오후 3시 서울 서초구 코트라 사옥 대회의실. 이날 열린 ‘중동·중앙아시아 경제사절단 참여기업 현장 간담회’에 참석한 김상렬 대우건설 상무는 최근 수주한 쿠웨이트 대형 프로젝트 입찰 진행 상황을 설명하던 중 정부 관계자에게 연신 고마움을 나타냈다.
대우건설·현대건설·한화건설·SK건설·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은 지난 7월 31일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KNPC)로부터 53억1000만 달러(약 6조2000억 원) 규모의 알주르 신규 정유공장(NRP·New Refinery Project) 사업 낙찰 통지서를 받았다.
김 상무는 “가장 큰 고비(낙찰 통보)인 7월을 무사히 넘긴 만큼 9월쯤 본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된 것은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순방이 큰 역할을 했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는 이상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협력국장, 윤원석 코트라 정상외교 경제활용지원센터장 등 정부 관계자들이 박 대통령의 중동 순방에 동행했던 기업 관계자를 만나 성과를 공유하고 후속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코트라는 박 대통령 중동 순방 시 각 국가에서 1대 1 비즈니스 상담회 등을 열기 위해 58개 기업으로 구성된 정상외교 경제사절단을 꾸렸다. 경제사절단은 대기업 총수들이 동행했던 과거와 달리 대기업 실무진, 성장 가능성이 큰 중소기업 대표 등이 주류를 이뤘다. 실용성을 강조한 사절단을 꾸린 것이다.
한국 업체 컨소시엄이 NRP 사업 낙찰 통보를 받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김 상무는 “지난 3월 입찰에서 최저가로 1위를 차지했지만 그 가격마저도 쿠웨이트의 사업 예산을 초과해 사업 자체가 백지화될 위기에 처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사업은 박 대통령의 중동 순방 때 정상외교에 이어 지난 5월 현지를 방문한 우리 정부 관계자가 쿠웨이트 정부 관계자들에게 앞서 회담 때 박 대통령이 보여준 NRP 사업에 대한 관심을 상기시킨 것이 주효했다. 예산 증액 승인 권한을 갖고 있는 쿠웨이트 최고석유위원회(SPC·Supreme Petroleum Council)의 마음이 움직인 것이다. 쿠웨이트 SPC는 라마단 기간에 이례적으로 예산 증액을 승인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중소기업 관계자들도 박 대통령의 중동 순방 외교와 경제사절단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들 기업 관계자는 “경제사절단이 거둔 결실에는 단순히 숫자로 표현될 수 없는 막후 경제외교 노력 등 극적인 순간이 숨어 있다”며 “앞으로 경제외교가 중요한 역할을 할 텐데, 반드시 필요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실제 경제사절단에 포함된 중소기업 대표들도 박 대통령의 순방 외교 효과를 톡톡히 봤다. 화상회의 시스템 업체인 우암코퍼레이션의 송혜자 회장은 “정부의 관심이 코리아라는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높였다”고 평가했고, 전자칠판 제조업체 아하정보통신 구기도 대표도 “대통령 순방 보름 전부터 열심히 준비해 당초 목표치인 1500만 달러를 넘어 1600만 달러의 계약 성과를 올렸다”고 말했다.
물론 이들은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국가 신용등급이 낮은 국가에서는 대금 지급과 관련한 수출보험에 별도 잣대가 필요하다” “비자 발급 절차를 간소화해 달라” “현지 우수 파트너사를 발굴해 달라”는 등의 발언을 쏟아 냈다.
이날 나온 기업인들의 요구 사항에 산업부 관계자는 “사례를 취합해 가능한 부분은 적극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코트라 관계자는 “정상외교에서 얻어낸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 성과를 지속하기 위해 지난 5월부터 정상외교 경제활용지원센터를 설립·운영하고 있다”며 “기업들의 애로점 등 사후 관리는 물론 앞으로 예정된 대통령 경제외교의 이슈를 개발하고 후속 사절단 파견 문제를 논의하는 등 경제외교 지원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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