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11일 내년부터 전 계열사에 임금피크제를 전면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회사에 따라 현재 57~58세인 정년을 60세로 일괄 연장하면서 마련한 보완책이다. 적용 대상이 41개 계열사 직원 15만 명에 이른다. 임금피크제를 통해 확보한 재원으로 연간 1000개 이상의 청년 일자리를 추가로 만들겠다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복안이다.

그런데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려면 노조 동의를 받아야 한다. 현대차노조는 즉각 “저의가 의심스럽다”며 반발했다. 현대차는 계열사 사정에 따라 간부 직원부터 시행하고, 노조와 합의를 추진한다지만 진통이 예상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30대 그룹 주요 계열사 378곳 중 177곳이 이미 임금피크제를 수용했다. 삼성그룹 전 계열사가 지난해 도입했고, LG·SK·롯데·포스코 등도 주요 계열사가 시행 중이다. 재계 2위 현대차만 뒤로 물러나 있어선 안 될 일이다.

청년실업률은 10%를 넘어 최악이다. 잠재 구직자 등을 포함한 청년실업자는 116만 명에 이른다. 정년 연장으로 대기업 은퇴자는 올해 1만6000명에서 내년에는 4000명으로, 중소기업 은퇴자는 17만5000명에서 2017년 3만8000명으로 줄어든다. 반면 올해 30만8000명인 대졸자는 향후 4~5년 간 32만 명 정도가 배출된다. 설상가상이다.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일 근본적 개혁이 절박하지만 당장 실현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런 한계 속에서 정년 연장과 청년 고용을 병행할 거의 유일한 대안이 임금피크제다. 법률이 강제한 정년연장으로 기업이 2017~2021년 추가로 떠안아야 할 인건비 총액은 115조 원에 이르지만 모든 기업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 18만 개의 청년 일자리를 추가로 만들 수 있다. 현대차의 경우 58세 정년보다 2년 더 일하고 0~10% 낮은 임금을 받는 방식을 운영 중이다. 이런 수준으론 비용 절감도, 청년 고용도 불가능하다. 현대차그룹 노사가 실질적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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