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한 거래인이 11일 중국의 갑작스러운 위안화 평가절하 충격으로 주가가 폭락하자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 이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21% 떨어진 17402.84에 마감했다.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한 거래인이 11일 중국의 갑작스러운 위안화 평가절하 충격으로 주가가 폭락하자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 이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21% 떨어진 17402.84에 마감했다.
전문가 분석‘환율전쟁’ 확산 가능성
원화, 달러 대비 약세라도
위안화 비해선 강세 우려
글로벌 불확실성 확산

통화정책·규제완화 통한
정부의 적극적 역할 중요


중국의 이틀 연속 전격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로 인해 한국 경제가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이 맞물릴 경우 위안화 절하세가 더 가팔라지고, 이로 인해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12일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의 위안화 절하 조치가 중국 경기를 부양하는 데 어느 정도 효과가 있겠지만, 한국의 수출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동근(경제학) 명지대 교수는 “위안화 평가절하는 중국 경기 불안의 방증”이라며 “대(對)중국 수출이 많은 한국은 위안화 절하로 중국 경기가 회복되면 수출이 늘어날 수 있지만, 중국 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인위적으로 커진다는 점에서는 부정적이다”고 밝혔다.

대중 수출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한국과 중국의 수출 경합도가 커졌기 때문에 한국 기업이 중국의 가격 경쟁력에 밀려 수출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오정근(금융IT) 건국대 특임교수는 “과거에는 중국 제품과 한국 제품이 보완 관계였다면, 요즘은 중국 제품의 경쟁력이 상당히 올라 한국과 경합 관계”라면서 “모바일 중저가폰, 자동차 등의 분야에서 한·중 간 상품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신흥국 통화가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원화가치도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이 단행되면 글로벌 경제와 한국 경제의 불안감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위안화 절하에 미국 금리 인상이 더해질 경우 위안화 절하세가 가팔라질 것”이라며 “원화가 달러에 비해 약세지만, 위안화와 비교하면 실질가치가 높은 모양새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기업들의 수익성은 원·달러에 연동되는 정도가 커 개선될 수도 있지만 실제 수출은 나빠질 수 있다”면서 “주식시장의 불안감도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조치가 환율전쟁으로 확대될 경우 변동성이 커지면서 오히려 글로벌 경제의 불안감이 가중될 수 있다”면서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에 오르지 않은 상태에서 미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경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져 한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정부가 통화정책 카드를 적절히 활용하고 중장기적으로 노동개혁과 산업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한국 경제의 주력 산업이 너무 노쇠한 만큼 정부가 적극적으로 규제 완화에 나서 신성장동력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경·장병철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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