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中과 더 적극적 논의해야
광복 70주년을 맞이해 보훈교육연구원의 항일유적지 답사 지도교수로서 중국 관내에 있는 항일유적들을 둘러볼 기회를 가졌다. 상하이(上海), 자싱(嘉興), 하이옌(海鹽), 항저우(杭州), 난징(南京), 충칭(重慶) 등지에 퍼져 있는 독립운동사적지들을 답사하면서 이역만리에서 오직 조국의 독립을 위해 투쟁했던 선열들의 모습을 생각하니 가슴 벅찬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그중 주목되는 것은 한국독립운동 사적지들에 대한 중국 측의 배려였다. 일본제국주의에 대항해 공동투쟁을 전개했던 한국에 대한 동지적 배려가 아닌가 판단됐다.
우선 주목되는 것은 상하이 대한민국임시정부 청사였다. 지금은 한창 리모델링 중이었는데, 주변은 모두 현대식 초고층 빌딩들이었다. 중국정부의 배려가 아니라면 임정 청사가 그대로 보존되기는 어려웠지 않았을까 판단됐다. 아울러 홍커우공원(현 루쉰공원)의 매정(梅亭)이라는 현판 또한 그러한 경우가 아닌가 생각됐다. 올해 4월 29일에 비로소 현판이 매헌(梅軒)으로 바뀌었다. 매헌은 윤봉길의사의 호다. 이제야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항저우 지역에서도 한·중 우의는 여러 곳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우선 호변촌에 있는 항저우 임시정부건물이 어느 때보다도 산뜻하게 단장돼 있었다. 또한 임시정부 요인들이 활동했던 오복리, 청태제2여사 등 여러 유적지에도 한국독립운동 유적지임을 알려주는 표지석들이 설치돼 있었다.
쓰촨(四川)성 기강박물관은 대한민국임시정부 전시관이 별도로 설치돼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뿌듯함을 느끼도록 했다. 또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마지막 거점이었던 충칭의 오사야항 임시정부 청사, 광복군총사령부 건물 등도 중국 측의 도움으로 각각 원형 복원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중국 측의 배려에도 불구하고, 우리 측과의 적극적인 논의과정이 부족했는지 설명이 잘못된 곳도 있었다. 난징시 지방정부가 설치한 ‘주화대표단’ 표식은 그 예가 아닌가 한다. 난징에는 해방 후 주화대표단이라는 이른바 주중한국대사관이 설치돼 활동하고 있었다. 한국으로 귀환하는 동포들의 문제들을 중국 측과 논의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엉뚱하게 ‘김구피난처’라고 표시돼 있어 이곳을 답사한 우리 일행을 당혹하게 했다.
중국정부의 따뜻한 손길을 기다리는 곳도 있었다. 충칭에 임시정부 요인들이 살았던 투저(土橋)의 경우 표지석을 찾는데 상당한 애를 먹었다. 철강회사 구내 구석 숲 속에 방치돼 있어 보는 이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중국지역을 답사하면서 곳곳에서 치열한 항일투쟁을 전개한 선열들의 노고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아울러 항일투쟁을 도와주었던 중국국민과 정부에 깊은 감사의 마음이 든 것은 일행 모두의 마음이었을 것이다. 일본에 대한 중국과의 소중한 항일연대투쟁의 고귀한 역사적 경험을 오늘날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까 하는 문제는 결국 우리의 몫이다.
수원대 교수
주요뉴스
시리즈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