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출된 서면보다 진술 우선
올부터 모든 재판 법정녹음
상소제도 개편은 진전 없어
사법부 내의 일제 잔재로 지적되는 조서(調書) 재판, 제한 없는 상소 허용과 관련해 그동안 사법부 내에서도 개선 노력이 있었다. 특히 최근 들어 공판중심주의와 법정 녹음 제도 도입으로 조서 재판의 폐해는 어느 정도 극복했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상소 제도와 관련해서는 개편 논의 시도가 번번이 무산됐다.
대법원은 지난 2003년 형사 재판에서 공판중심주의를 전면적으로 도입했다. 과거에는 법정에 제출된 서면(書面)이 우선시됐지만, 공판중심주의가 강조되면서 재판정에서 말하는 당사자 진술이 가장 중요해졌다. 공판중심주의가 정착되면서 2008년부터는 국민참여재판도 시행됐다. 재판정에서 모든 증거가 공개되면서 국민참여재판도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이다.
법원은 올해부터는 모든 민사재판과 형사재판에서 법정녹음도 실시하고 있다. 과거에는 증인과 당사자, 피고인 신문 등을 재판부가 요약·정리한 조서를 남겼지만 이제 법정 녹음으로 대신하게 된 것이다. 수사기관이 제출한 조서뿐 아니라 법원에서 작성하는 조서 관행도 개선하겠다는 사법부의 의지가 담긴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대법원은 장애인들도 법정에서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장애인 사법지원 가이드라인’도 만들었다.
대법원은 조서 재판과 더불어 상소 제한, 특히 최종심인 상고심 개편을 위해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논의는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여야 의원 168명이 지난해 상고법원 도입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만들었지만, 아직 국회에서 논의가 본격화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대법원은 고등법원 상고부 설치 등도 추진했지만 무산됐었다. 1990년 상고허가제를 폐지한 이후 상고 남발과 사건 적체 등의 부작용이 생기고 있지만, 아직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상고 제한을 거의 하지 않았던 일본도 1996년 민사재판에 상고허가제를 도입했다”며 “대법원에서 모든 최종심을 다하지 않고, 재판은 최대 두 차례 정도로 끝내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한변호사협회 등에서는 국민의 재판 받을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법원장 출신 변호사는 17일 “현 제도가 문제가 있다는 건 모든 사람이 공감하고 있다”며 “상고심 제도의 역사 및 세계적 흐름, 국민들의 법 감정 등을 다양하게 고려해 여러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
올부터 모든 재판 법정녹음
상소제도 개편은 진전 없어
사법부 내의 일제 잔재로 지적되는 조서(調書) 재판, 제한 없는 상소 허용과 관련해 그동안 사법부 내에서도 개선 노력이 있었다. 특히 최근 들어 공판중심주의와 법정 녹음 제도 도입으로 조서 재판의 폐해는 어느 정도 극복했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상소 제도와 관련해서는 개편 논의 시도가 번번이 무산됐다.
대법원은 지난 2003년 형사 재판에서 공판중심주의를 전면적으로 도입했다. 과거에는 법정에 제출된 서면(書面)이 우선시됐지만, 공판중심주의가 강조되면서 재판정에서 말하는 당사자 진술이 가장 중요해졌다. 공판중심주의가 정착되면서 2008년부터는 국민참여재판도 시행됐다. 재판정에서 모든 증거가 공개되면서 국민참여재판도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이다.
법원은 올해부터는 모든 민사재판과 형사재판에서 법정녹음도 실시하고 있다. 과거에는 증인과 당사자, 피고인 신문 등을 재판부가 요약·정리한 조서를 남겼지만 이제 법정 녹음으로 대신하게 된 것이다. 수사기관이 제출한 조서뿐 아니라 법원에서 작성하는 조서 관행도 개선하겠다는 사법부의 의지가 담긴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대법원은 장애인들도 법정에서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장애인 사법지원 가이드라인’도 만들었다.
대법원은 조서 재판과 더불어 상소 제한, 특히 최종심인 상고심 개편을 위해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논의는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여야 의원 168명이 지난해 상고법원 도입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만들었지만, 아직 국회에서 논의가 본격화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대법원은 고등법원 상고부 설치 등도 추진했지만 무산됐었다. 1990년 상고허가제를 폐지한 이후 상고 남발과 사건 적체 등의 부작용이 생기고 있지만, 아직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상고 제한을 거의 하지 않았던 일본도 1996년 민사재판에 상고허가제를 도입했다”며 “대법원에서 모든 최종심을 다하지 않고, 재판은 최대 두 차례 정도로 끝내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한변호사협회 등에서는 국민의 재판 받을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법원장 출신 변호사는 17일 “현 제도가 문제가 있다는 건 모든 사람이 공감하고 있다”며 “상고심 제도의 역사 및 세계적 흐름, 국민들의 법 감정 등을 다양하게 고려해 여러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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