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복지관 ‘SAY 프로그램’ 자원봉사 69세 양은용 할머니

“중국계 미국인 학생에게 1년 동안 한국어를 가르쳤는데 나중에는 개인적인 고민까지 함께 나누는 등 매우 친해졌습니다.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이와 더불어 우리나라에 대해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용산노인종합복지관의 세이(SAY)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양은용(69·사진) 할머니는 17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프린스턴대 학생이 의학전문대학원에 가기 위해 죽기 살기로 공부하던 중에도 한국어 회화 수업 역시 중요하다며 한 번도 거르지 않았다”며 “우리나라에 대해 워낙 관심이 많아 이것저것 꼬치꼬치 물어보는 바람에 수업하는 데 애를 먹기도 했다”고 말했다.

세이 프로그램이란 ‘시니어 앤 유스(Seniors and Youth)’의 약자다. 지난 2014년 9월 처음 시작됐다. 서울 거주 어르신들이 화상채팅을 통해 프린스턴대에서 교양수업으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에게 일대일로 한국어 회화를 가르치는 프로그램이다. 양 할머니는 자원봉사자 어르신 8명 중 1명이었다.

용산구가 세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 배경도 흥미롭다. 용산구에 프린스턴대 재학생이 공익근무를 하고 있다가 용산노인종합복지관과 프린스턴대를 연결한 것이다. 프린스턴대 교양 한국어 강좌 강사 입장에선 공짜로, 그것도 일대일 한국어 회화 학습이 가능하니 이를 마다할 리 없었다. 어르신들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미국에서도 가장 들어가기 힘든 대학 중 한 곳인 프린스턴대 재학생에게 한국어를 가르친다는 게 보람과 함께 묘한 재미를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특히 세이 프로그램 3기에는 기존 프린스턴대에 예일대가 추가됐다. 예일대 역시 프린스턴대와 마찬가지로 아이비리그 소속 대학이며 미국에서 입학하기 힘든 대학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최상급 대학이다.

고등학교 교장 선생님 출신인 양 할머니는 “한국어를 하는 것보다 할머니에게 삶의 지혜 같은 것을 배울 수 있어 더욱 좋다는 말을 듣고 너무 기뻤다”며 “세이 프로그램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줌으로써 보람을 느낄 수 있어 특히 좋은 것 같아 이번 3기에도 지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용산구는 용산노인종합복지관 주관으로 세이 프로그램 3기 자원봉사 참여자를 모집한다고 17일 밝혔다. 프린스턴대 대학생 8명에 예일대 대학생 8명이 추가돼 총 16명이다. 자원봉사자 어르신 수도 16명으로 늘게 됐다.

모집 기간은 오는 21일까지며, 서울 거주 60세 이상의 어르신이 대상이다. 비교적 한국어 발음이 정확하고 외국인 학생들과 편안하게 소통이 가능한 사람을 기준으로 면접을 통해 최종 선발할 예정이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참여 어르신들이 언어를 가르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문화사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유회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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