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오남용 등 부작용 우려
식약처 “증거 잡기 어렵다”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한 피임약, 금연치료제, 비만 치료제 등이 인터넷 카페를 통해 무분별하게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같은 개인 간 의약품 판매 과정에서 약의 효능을 과장하는 경우도 많아 약물 오남용 등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문화일보 취재 결과, 온라인 중고물품거래 카페 등을 중심으로 개인 간 전문의약품 거래가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약사법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해 전문 의약품으로 지정된 의약품은 반드시 의사의 처방전을 받아 약국에서 구매해야 한다.
1300여만 명의 회원이 가입한 한 중고물품거래 카페에는 피임약을 판매한다는 글이 70개가량 게시돼 있다.
이에 본지 취재진이 지난 17일 이 카페에 전문의약품으로 지정돼있는 B사의 Y피임약을 판매하겠다고 글을 올린 회원에게 구매 의사를 밝히자 “3통을 일괄 구매하면, 배송료 포함해 6만 원에 주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일부 판매자들은 이 약의 효능을 과장하기도 했다. 아이디 ‘dalk****’를 쓰는 이 카페 회원은 “몸에 해롭지 않고 여드름 치료로도 유명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약은 호르몬 과잉에 의한 여드름 치료는 효능이 있지만, 균 감염에 따른 염증성 여드름에는 효능이 확인되지 않았다. 더구나 호흡곤란·가슴 통증·급성 시력장애 등의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금연 치료제인 F사의 C의약품 역시 구매하려면 병원의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지만, 인터넷 중고 커뮤니티를 통한 거래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이 약은 오남용 시 불안과 적개심·우울증·자살행동 등을 겪을 수 있다. 지방분해 효능이 있는 전문 의약품 D사의 O의약품도 자칫 간 손상에 따른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지만,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었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약사가 아닌 사람이 의약품을 판매할 경우 약사법 위반이어서 단속은 하고 있지만, 개인 간 거래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특성상 임의로 게시물을 올렸다 내리기 쉬워 증거를 잡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운영진에게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재경 건국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의약품의 온라인 거래가 금지된 것은 오남용 시 부작용이 심각하기 때문”이라며 “절대 전문가의 복약 지도 없이 의약품을 거래하거나 복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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