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환 보훈교육연구원장 “호국인물 내용이 제외돼 학생들 안보의식도 약화”“역사교과서에 인물사가 적다는 인식에서 조사를 시작했는데, 유관순 열사조차 기록하지 않은 교과서가 많아 충격적이었습니다. 미래세대가 나라를 위해 몸 바쳤던 분들을 알 수 있도록 교과서 개선 작업이 필요합니다.”

오일환(59·사진) 국가보훈처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보훈교육연구원장은 18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중등 역사교과서 국가유공자 공헌 내용 분석’ 보고서 발간 작업을 진행하면서 느낀 점을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오 원장과의 일문일답.

―역사교과서 분석 결과, 가장 심각한 부분은 어떤 것이었나.

“6·25전쟁 침략자의 이름은 모든 교과서에 등장하는데, 국가를 수호한 국군은 한 명도 언급되지 않다는 데 놀랐다. 국군포로나 학도병도 제대로 실리지 않았다. 근현대사에서도 아웅산 테러, 연평해전과 천안함 폭침 등 북한의 도발로부터 목숨 걸고 나라를 지킨 호국 영웅들의 얘기가 없었다. 교과서는 국가관을 가르치는 핵심 수단인데, 호국인물에 대한 내용이 제외되면서 요즘 학생들의 안보의식도 상당히 약화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독립운동가들도 제대로 실리지 않았다는 내용이 있다.

“역사교과서가 여성 독립운동가를 제대로 조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안타깝다. 중학교 9종 교과서 중 여성 독립운동가의 공헌 내용을 서술한 교과서는 딱 하나뿐이다. 그마저도 별도 자료에서 제시하고 있다. 독립운동에 있어 ‘his story’뿐 아니라 ‘her story’ 또한 가르쳐야 한다.”

―왜 인물사를 강조하나.

“현행 교과서는 사건 위주로 서술돼 있다 보니 이념 논쟁이 불거지기 쉽다. 그래서 인물 서술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어린 학생들이 인물사 중심으로 역사를 배우면 롤 모델이 생길 수 있고 바람직한 인성을 배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

―교과서 개선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교육부, 국사편찬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교과서를 실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협업이 시급하다. 역사학계에 현대사 전공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국사편찬위원회가 근현대사 보훈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보훈 인물 교육은 이념적 갈등의 대상이 아니다. 보훈처는 보훈 인물 교육을 위한 체계적인 로드맵을 구축하고, 관련 자료를 보급해야 한다.”

―교과서 검정체계나 서술 기준을 변경해야 하나.

“교과서를 검정할 때 교육과정과의 부합 여부뿐 아니라 보훈 인물 교육 측면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인물 교육 서술 기준은 ‘임진왜란-이순신 장군-그의 나라사랑 정신’과 같이 ‘1사건, 1인물, 1정신’이라는 원칙을 설정할 수 있다. 3·1운동 등 주요 사건에 인물과 정신을 연결하면 효과적일 것이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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