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노조가 전면 파업에 돌입한 17일 오전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한 노조원이 대체 인력 투입 후 일부 가동 중인 공장을 떠나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가 전면 파업에 돌입한 17일 오전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한 노조원이 대체 인력 투입 후 일부 가동 중인 공장을 떠나고 있다.
② 정년 60세 시대 ‘임금피크제’ 향방은‘300인 이상’ 23%만 적용… 신규채용 여력 크게 하락

연공별 임금경직성 심해… 인건비 부담 갈수록 커져

근로자 과반수 동의 규정… 노사 다툼 번질 가능성 커


고용상 연령차별 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정년연장법) 시행이 4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60세 정년 의무화의 부작용을 완화해 줄 임금피크제 확산이 지지부진하다. 야당과 노동계의 반대 목소리가 워낙 거세기 때문에 정부와 경영계는 임금피크제 확산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 등 야당 일각에서 청년 일자리를 위해 임금피크제를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기업 인건비 부담 = 1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4년 6월 기준 300인 이상 사업장의 임금피크제 도입률은 23%에 불과하다. 지난 2013년 4월 국회가 정년 60세를 의무화하는 정년연장법을 통과시키면서 임금피크제와 임금체계 개편은 필요성을 언급하는 수준에 그쳤고, 그것이 준비 없는 60세 정년 시대를 맞게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55∼58세에 분포한 기업 정년이 내년부터 60세로 의무화되면 기업이 앞으로 5년간 추가로 부담할 인건비는 11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115조 원 규모의 신규 고용 창출 여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정년연장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큰 데는 유독 심한 우리나라의 임금 경직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스웨덴 등 9개국의 제조업 임금 연공성(1년 차와 30년 차의 임금 수준 차이)을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는 313으로 가장 큰 임금의 연공성을 보인다. 1년 차 직원이 월 100만 원을 받는다면 30년 차 직원은 월 313만 원을 받는 셈이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임금체계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일본도 임금의 연공성이 242로 우리나라보다 현저히 낮다. 독일은 191, 영국은 157 정도다. 연공성이 강한 우리나라 임금체계 아래서는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임금피크제 도입 = 정부가 조속한 임금피크제 도입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단 올해 안으로 공공기관에 전면적으로 임금피크제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임금피크제 도입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노사 현장의 다양한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대책은 아직 마련되지 않고 있다. 야당과 노동계는 임금피크제 도입에 찬성하되 강제가 아닌 노사자율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년연장법이 시행된 뒤 근로자가 임금피크제 도입을 거부할 경우에 인건비 부담을 줄이려는 사측과 갈등이 발생할 소지가 크다. 근로기준법 94조는 근로자의 권익을 해치는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사안의 경우 과반수 근로자의 동의를 얻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측이 일방적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 법적 다툼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실제로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이 임금피크제 도입에 반대하며 17일 전면 파업에 돌입하기도 했다.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 정부는 정년연장법 시행을 앞두고 임금피크제 도입을 촉진하기 위해 판례 등을 참고해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대한 지침을 마련 중이다. 현재 법원 판례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적용을 부정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취업규칙 변경으로 △근로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 정도 △사용자 측의 취업규칙 변경 필요성과 정도 △변경 후 취업규칙 내용의 상당성 △근로조건 개선 상황 △노동조합 등과의 교섭 경위와 다른 근로자의 대응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도록 한다. 정년연장 전보다 현저히 낮은 월급을 받는다면 근로자의 불이익이 더 크다고 볼 수 있지만, 정년연장에 따른 소득 증대 효과를 감안하면 임금피크제 도입의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이에 대한 노동계의 반대는 거세다. 한국노총은 노동시장 구조개혁 논의를 위한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 복귀 조건으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완화’를 내걸고 있다.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되는 사안을 경영자가 마음대로 취업규칙에 반영할 수 있는 여지를 줘선 안 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노사정위 논의가 재개되더라도 관련 논의가 심도 있게 진행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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