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청한 입담 정평 김종광 자전적 소설 ‘별의별’ 펴내

“이 소설은 48편의 길고 짧은 이야기를 씨줄과 날줄로 삼았다. 요즘 청소년들에게는 낯설고 불편한 이야기일 수 있겠다. 1960~1970년대 출생한 시골 출신 부모 세대는 이렇게 자랐구나 하고 편한 마음으로 봐주길 바란다.”

능청스러운 입담으로 정평이 난 소설가 김종광(44·사진)이 고향인 충남 보령을 배경으로 별의별 사람들, 별의별 사건들에 대한 48편의 에피소드를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 자전적 청소년 소설을 펴냈다.

‘별의별-나를 키운 것들’(문학과지성). 제목 그대로 작가를 키운 별의별 이야기들이다.

소설의 주요 무대는 1970~1980년대 충남 보령 청라면의 시골 마을. 소설은 우리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지역 주민들에겐 최고 역사 영웅으로 존경받는 고려말 충신 김성우 장군 이야기에서 시작해 때로는 어른보다 어른스럽고, 때로는 순박하기 그지없는 소년 소녀들의 성장담을 펼쳐낸다. 미련할 만큼 순진한 최고의 약체 판돈, 웬만한 사내아이들보다 주먹이 센 왈가닥 덕순, 뭐든지 기가 막히게 만들어 내는 공작, 판돈의 눈엔 선녀보다 더 예쁜 핸드볼 여신 운성…. 이처럼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진 아이들이 어울려 잊지 못할 학창 시절을 만들어 간다.

이들은 짓궂은 장난을 치고, 얼떨결에 성(性)에 눈떠 가며, 또래 아이들처럼 자라면서도 모두의 인생이 그렇듯 자기만의 고민과 감당해야 할 속사정이 있다. 어려운 가정형편에 진학을 포기해야 하고, 태어나자마자 버림받기도 하고, 장애를 가진 어머니를 돌보느라 일찍 철이 들기도 한다. 여기에 개망나니에서 목사로 환골탈태한 해병, 취했을 때나 취하지 않았을 때나 떠들어 대는 고주망태 아저씨 등 여러 어른들 이야기도 얽혀 들어간다. 짧은 48편의 이야기들은 밤하늘의 빛나는 별처럼 각각의 세계인 동시에 이들이 함께 하나의 거대한 세계를 이뤄 낸다. 그 세계는 아마도 한 사람의 인생을 이끌어준 시간이자 기억이며, 결국 그 인생 자체일 것이다.

이와 함께 사람들은 자신이 듣고 말하고, 때로는 자신이 만든 이야기 세계 속에서 커 나간다는 것도 보여준다.

“나를 성장시킨 산천과 어른들과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라는 작가는 “그렇게 별의별 사람과 사건이 나를 키웠다. 성장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사진=문학과지성 제공
최현미

최현미 논설위원

문화일보 / 논설위원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