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년간 실용성을 강조한 비즈니스 캐주얼 차림이 대중화하면서 넥타이를 맨 남성 직장인을 보기 힘들어졌다. 타이 대신 스카프나 모자, 또는 포켓치프(왼쪽 가슴 주머니에 꽂는 손수건), 여기에 부토니에(재킷 왼쪽 깃에 다는 꽃과 같은 장식) 등을 착용하는 남성들이 늘며 결과적으로 액세서리 시장은 다변화했다. 그러나 남성복 업계 관계자들이 ‘계륵’ 혹은 ‘뒷방 신세’라고 부르는
넥타이가 가을을 앞두고 부활 조짐을 보인다. 영화 ‘킹스맨’이 몰고 온 ‘신사 열풍’ 덕이다. 여기에 최근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도 한몫한다. 콜린 퍼스와 톰 크루즈의 완벽에 가까운 슈트 차림이 신사의 정석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 공통점은 ‘각 잡힌’ 넥타이다. 남성스러움을 극대화하고, 품격을 높인다. 찬바람이 불면 보온 효과도 있다.
한동안 잊었던 넥타이… 어떤 소재를 고를까 = 선택의 기준은 보통 색상이나 디자인. 더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소재다. 재킷이나 셔츠, 슬랙스(하의) 등을 선택할 때에도 계절에 맞는 소재를 선택하는 게 먼저다. 그런데 넥타이를 고를 때 소재까지 생각하는 남성은 적다. 리넨 재킷을 입었다면 리넨 소재의 넥타이를 선택하고, 겨울이라면 울이나 실크 소재를 매는 등 재킷의 소재와 날씨를 고려해 넥타이를 고르는 건 패션의 기본이다.
대표적인 소재는 실크. 넥타이 연간 생산량의 약 60%가 실크로 알려져 있다. 광택과 감촉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주며, 탄성 면에서도 주름이 잘 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세탁이나 보존 자체는 까다롭다. 비싼 것도 약간 흠이다.
울 소재는 형태가 잘 무너지지 않고 주름이 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합격이지만, 볼륨감이 떨어진다는 건 감안해야 할 사항이다. 울 소재 넥타이는 가을과 겨울에 특히 잘 어울리는데, 실크처럼 고급스러운 광택은 없어도, 따뜻한 느낌을 주니 여름이 지나가고 있는 지금 시점에 구매하기 적당하다. 캐주얼한 분위기는 면 소재다. 튼튼하고 적당한 탄력성이 있으며, 염료의 배합이 용이해 아름다운 발색을 얻을 수 있다. 게다가 평균적으로 가격이 다른 소재에 비해 싸다.
요즘 주목받는 건 리넨 소재 넥타이. 탄력성이 부족해 주름지기가 쉽지만, 오히려 주름이 져도 개성적인 스타일링이 되는 기특한 소재다.
◇어떻게 맬까?… 브이(V)라인만큼 소중한 브이 존(V-zone) = 넥타이의 매듭은 브이 존(V-zone·옷에서 칼라와 깃 사이에 ‘V’자 형태를 이루고 있는 공간)의 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 셔츠 칼라의 형태와 넥타이의 폭, 옷감의 두께에 따라 넥타이의 매듭을 어떻게 연출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남자의 ‘멋’에 있어 핵심이다.
칼라의 벌어진 정도가 거의 수평에 가까운 와이드 칼라 셔츠에는 넥타이도 넓은 폭의 것을 맨다. 플레인 노트(Plain Knot·가장 일반적인 방식, ‘한 겹매기’라고도 부른다), 윈저 노트(Windsor Knot·영국의 윈저공이 즐겼던 방식으로 매듭을 크게 하여 맨다. 단단하고 강한 인상을 연출할 수 있다), 하프 윈저 노트(Half Windsor Knot·윈저 노트보다 넥타이 감는 것을 한번 줄인 것) 등 여러 매듭법을 셔츠 디자인과 장소, 분위기에 맞춰 활용하는 게 관건이다. 이시연 제일모직 일모 수석은 “셔츠의 깃이 좁은 것에는 작은 매듭(플레인 노트), 넓은 깃에는 큰 매듭(윈저 노트)이 기본이다. 또 깃의 벌어진 각도가 작을 경우에는 가늘게(플레인 노트) 매고, 클 경우는 두껍게(윈저 노트) 맨다”고 조언했다.
또한, 넥타이의 중심부에 우아한 딤플(넥타이의 매듭 바로 아래 움푹 파인 주름)을 잡아 줘야 브이 존이 완성된다. 길이도 중요하다. 이 수석은 “넥타이를 매어 늘어뜨린 길이가 바지 허리선인 벨트의 버클을 약간 덮을 정도의 길이감으로 매야 한다”며 “이보다 짧게 매면 인색한 느낌을 주며, 지나치게 길면 느슨한 인상을 준다”고 덧붙였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사진=제일모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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