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까지 확성기 중단안하면 군사행동”북한 움직임

중앙군사위 긴급 소집
당·기관·공장까지 총동원
긴장고조·도발 감행 수순

화력부대 전방이동 배치
작전지휘관 최전선 급파


42년 만에 비무장지대(DMZ) 포격 도발을 감행한 북한군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직접 지시로 준전시 상태를 선포한 데 맞춰 21일 북한군의 병력 이동을 비롯한 움직임이 빨라졌다. 각종 방식의 도발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다. 북한이 이날 화력 부대를 전방으로 이동 배치하고 있는 정황도 포착됐다.

북한군이 ‘8·20 연천 포격 도발’을 감행한 직후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까지 긴급 소집하며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의 명령으로 지휘관들을 최전선으로 급파한 목적은 긴장 수위를 최고조로 올려 자신들이 요구한 1차 목표인 대북 확성기 심리전 중단에 있다. 그러나 군은 북한의 요구에 응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는 점에서 2차 교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인민군 총참모부 명의의 전통문에서 22일 오후 5시까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군사행동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만큼 어떤 형태로든 도발할 가능성이 높다.

김열수(국제정치학) 성신여대 교수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대북 확성기에 대한 직접 조준사격이나 성동격서 전술, 제2의 연평도 포격 도발 같은 다양한 형태의 주먹질이 오가며 남남갈등을 최대한 유도한 뒤에 대화의 장으로 나오도록 하는 시나리오를 상정해 놓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북한군의 예상되는 도발 시나리오 중 첫 번째는 연천 지역 등 대북 확성기에 대한 직접 조준사격이다. 지난 15일 북한은 인민군 전선사령부 명의의 ‘공개 경고장’을 통해 “(심리전은) 우리에게 선전을 포고하는 직접적인 전쟁 도발행위”라며 대북 확성기에 대한 무차별 타격을 가하겠다고 위협했다. 20일 북한의 포격 도발은 직접 조준사격이 아닌 일종의 위협성 경고 사격으로 여러 해석이 가능하다. 군의 원점 타격 등 응징을 두려워한 탓도 있고, 본격적인 추가 도발을 위한 군의 대응태세 점검 차원일 수도 있다. 현재 진행 중인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끝나는 28일 이후 야음을 틈타 확성기 조준사격 등을 시도할 가능성도 높다.

‘8·4 북 지뢰 도발’과 유사한 형태로 DMZ에서의 총격 도발도 예상된다. 성동격서 전술로 서해5도에서의 북방한계선(NLL) 침범과 우리 함정 및 어선에 대한 해안포와 방사포 사격, 무인기 침투 등도 예상되는 시나리오다. 북한은 지상군 전력의 70%를 평양∼원산선 이남 지역에 배치해 상시 기습공격을 감행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특히 전방 지역의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는 수도권 지역에 대해 기습적인 대량 집중 사격이 가능하다. 서해 NLL 북측 해안 지역과 전선 지역에 122㎜ 견인방사포 등 포병전력을 강화하고 유개호를 구축해 놓고 있다. 최근 시험 개발에 성공한 300㎜ 방사포는 중부권 지역까지 사격이 가능하다. 북한은 DMZ에서의 군사 긴장 수위를 최대한 끌어올리면서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일에 맞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나 4차 핵실험 도발로 나아갈 가능성이 유력하다.

김정은의 준전시 상태 선포에 따라 북한 인민군은 물론, 노동당·각종 기관·민간도 준전시 상태로 전환된다.

정충신·유현진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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