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동·한반도 동시 승리
‘윈-윈 전략’ 사실상 포기해
주한미군 작계 수정 불가피
국방개혁 2030 계속 추진땐
韓 육군 37만명 선까지 감소
北 2.7 : 南 1… 절대적 열세
◇미국 윈-윈 전략 포기=미국은 2010년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이 밝힌 국방태세검토보고서(QDR)에서 중동과 한반도 지역에서의 국지전에서 동시에 승리한다는 ‘윈-윈(Win-Win)’ 전략을 사실상 포기했다. 대신 한 지역에서의 완전한 승리와 다른 지역에서의 추가 악화를 막기 위한 억제력 유지를 의미하는 ‘윈플러스(Win+)’ 전략으로 선회함으로써 한미연합사 작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9·11테러 직후처럼 대규모 지상전을 필요로 하는 합동군을 만들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미 태평양사령부와 주한미군사령부의 편제 및 군사 전략에도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윈플러스 전략은 미래전에서 미군이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처럼 대규모 안정화 작전은 하지 않는 대신, 지상군보다 해·공군력 위주의 전쟁을 수행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한반도에서의 주한미군 전쟁 수행방식과 작계 수립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방침 변화는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에서 시작됐다. 전략적 유연성이란 세계 주둔 미군을 경량화·기동화해 다양한 위협에 신속히 대응하도록 운용하겠다는 개념이다. 2006년 1월 노무현정부 시절 한·미 양국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합의했다. 이로써 미국은 주한미군을 더 이상 북한의 남침에 대비하는 붙박이 군이 아니라 신속하게 분쟁지역에 투입하는 신속기동군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김열수(국제정치학) 성신여대 교수는 21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한·미 동맹은 주한미군의 빈번한 전략적 유연성 발휘와 기동여단 없는 미 2사단으로 인해 큰 위기를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미 미국은 주한미군 일부를 빼내 이라크전에 투입한 바 있다. 김성만 전 해군작전사령관은“두 나라 군대가 동일 목표를 두고 전투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연합사가 반드시 있어야 하는데 연합사가 해체되면 미국이 한국군을 도와주고 싶어도 도와줄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군 재균형 작업 필요=한미연합사령부의 작계 5027은 미군의 대규모 투입을 전제로 계획돼 있다. 국방개혁 2020을 수정한 국방개혁 2030은 육군 병력을 대규모로 줄이는 것이 골자다. 김 교수는 “현 국방개혁 2030을 그대로 추진한다면 북한의 육군은 102만 명인 데 반해 한국의 육군은 현재의 52만 명에서 2022년까지 37만 명 선까지 감소한다”며 “이 경우 지상전 수행에서의 남북 전력은 1대 2.7로 한국이 절대적 열세에 처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윈플러스 전략을 채택하고 대규모 지상군 투입 회피 의지를 천명했음에도 한국의 지상군, 특히 육군의 대규모 감축으로 전장에서의 승리를 담보할 수 있을지 부정적이라는 우려다. 지상군의 감축은 현대전을 수행하기 위한 무기체계의 현대화와 기동화가 전제돼야 하는데 설상가상으로 병력 감축의 전제조건이던 국방비의 증가율마저 후퇴하고 있어 현 군사력 건설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북한 도발에 의한 전면전 등 유사시 미 지상군의 투입이 제한될 것이며, 북한의 육군은 여전히 102만 명이 유지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한 한국군의 재균형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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