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저스쿨 통과 여군 기자회견… NYT기고문 “레인저연대도 개방”두 여성 장교가 혹독하기로 소문난 미국 육군 특수부대 훈련과정을 사상 처음 성공적으로 수료한 일을 두고 “역사를 만든 개척자”라는 미국 사회의 찬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고난에 가까웠던 훈련생활과 소감 등을 밝혔다. (문화일보 8월19일자 2면 참조)

20일 CNN 등 미 언론들은 ‘레인저스쿨(특수전 훈련학교)’을 성공적으로 수료한 크리스틴 그리스트(26·왼쪽 사진) 대위와 셰이 헤이버(25·오른쪽) 중위가 졸업식(21일)을 하루 앞두고 조지아주 포트베닝에서 연 기자회견을 통해 ‘영예의 레인저견장을 착용하는 첫 여군’이 되는 소감 등을 밝혔다고 전했다.

코네티컷 출신인 그리스트 대위는 공군 헌병대(Airborne-qualified military police officer) 소속이며, 텍사스 태생의 헤이버 중위는 아파치 헬기 조종사다. 둘 다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를 졸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리스트 대위는 최악의 훈련코스로 플로리다 늪지대 훈련을 꼽은 뒤 “당시 낮은 점수를 받기는 했지만 절대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면서 “내가 혹독했던 62일간의 훈련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이수했단 사실은 여성도 남성만큼 압박과 트레이닝을 이겨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훈련기간 내내 미래세대의 여군을 생각하면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그저 레인저스쿨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최고의 훈련들을 받아내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오랫동안 꿈꿔온 가장 큰 목표를 성취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헤이버 중위는 “레인저스쿨 과정을 통과하며 자부심을 갖게 됐고 매사에 겸손해야 한다는 것도 배웠다”면서 “레인저스쿨 졸업은 내 인생에서 가장 최고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특수부대 훈련과정을 시작할 때 많은 이가 반대해 다소 회의적인 상태로 입교했다”면서 “그러나 우리가 뭔가를 증명해 보이기 위해 다투길 즐겼던 것은 아니다”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레인저스쿨에 들어오려는 다른 여성들은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남성 동료들은 “그리스트와 헤이버는 엄청 지쳐있는 상태일 때도 매번 훈련마다 남성 동료들의 무거운 장비를 대신 들어주겠다며 자원한 유일한 생도들이었다”고 밝혔다.

두 달간의 훈련 동안 하루 2시간 남짓한 수면시간과 2끼 정도의 식사로 버텼던 그리스트와 헤이버는 마지막으로 “이제 충분하게 잠자고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게 됐다는 게 행복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2007년 레인저스쿨을 졸업한 존 로드리게즈 허버트스코빌평화선임연구원이 “이제 여성들에게 75레인저연대를 개방하라”고 주장하는 기고문을 실었다. 그는 “레인저스쿨은 단순히 보병대 리더들을 위한 학교가 아니라 리더십을 길러주는 곳”이라면서 “레인저연대는 요건을 충족한 여군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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