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언더파 코스레코드 세우며 공동2위…2년차 하민송 4타차 선두

작년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2승을 올리면서 상금랭킹 7위에 올랐던 이민영(23·한화)은 지난 3월 신장암 수술을 받고 두달 가까이 투어를 쉬었다.

5개 대회를 건너뛴 바람에 올해 상금랭킹은 24위로 처져 있다.

하지만 이민영은 평균타수 부문에서 5위(71.26타)를 달리고 있다. 평균타수에서 이민영보다 앞선 4명은 상금랭킹 1∼4위 전인지(21·하이트진로), 조윤지(24·하이원리조트), 이정민(23·비씨카드), 고진영(20·넵스)이다.

그만큼 탄탄한 기량을 지닌 이민영이 지난해 10월 박세리인비테이셔널 제패 이후 10개월만에 우승 기회를 잡았다.

이민영은 22일 경기도 양평 더스타휴골프&리조트(파72. 6천772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보그너MBN여자오픈 3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를 때려냈다.

지난해 대회에서 배희경(23·호반건설)이 세운 코스레코드 타이기록을 세운 이민영은 선두 하민송(19·롯데)에 4타 뒤진 공동2위로 올라섰다.

이민영은 “완치됐다고 봐도 된다. 체력도 많이 회복됐다”면서 “우승하고 싶고 우승하면 할 얘기가 많다”고 말했다.

수술을 받고 투어에 복귀한 뒤 이민영은 한동안 막판에 체력에 달려 힘들었다. 이민영은 “이제 대회를 치르는 중에도 웨이트트레이닝을 할 정도로 몸이 좋아졌다”면서 “아침마다 탄수화물 섭취를 일부러 늘렸더니 지치는 일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민영은 ‘무빙데이’를 맞아 가장 쉬운 곳에 꽂은 핀 위치를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11번홀까지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골라내 단숨에 리더보드 상단을 점령했다. 12번홀부터 그린 라인 파악이 잘 안 돼서 버디를 추가하지 못한 이민영은 18번홀(파5)을 버디로 장식하며 기분 좋게 3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선두 울렁증’ 탓에 3부투어 시절 다섯번 준우승에 지난 6월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4라운드 역전패의 아픔을 겪었던 하민송은 7언더파 65타의 맹타를 휘둘러 이틀 연속 단독 선두를 굳게 지켰다.

1번홀(파5)에서 2미터 이글 퍼트를 집어넣어 기세를 올린 하민송은 한때 이민영에 공동선두를 허용했지만 12번홀부터 18번홀까지 후반 7개홀에서 버디 5개를 잡아내는 스퍼트가 돋보였다.

하민송은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심감이 필요한 때”라면서 “오늘 밤에는 푹 자고 내일 최종 라운드에서 긴장감을 털어내서 꼭 정상에 오르고 싶다”고 다짐했다.

KLPGA 투어 ‘지존’ 자리를 예약한 전인지도 시즌 다섯번째 우승 사정권에 진입했다. 전인지는 후반 9홀에서 32타를 치는 뒷심을 발휘하면서 6언더파 66타를 쳐 하민송에 4타 뒤진 공동2위 그룹에 합류했다.

전인지는 “오늘 보기 없는 경기를 해서 만족스럽다”면서 “타수차에 신경쓰지 않고 내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두돌이 채 안된 아들은 둔 ‘엄마 골퍼’ 홍진주(32·대방건설)도 6타를 줄여 이민영, 전인지 등과 함께 공동2위에 올라 9년만에 투어 대회 우승에 도전장을 냈다.

2006년 SK엔크린 인비테이셔널 우승에 이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코오롱-하나은행챔피언십까지 제패해 LPGA투어에도 진출했던 홍진주는 “챔피언조에서 최종 라운드를 치르는 게 언제였는지도 가물가물하다”면서 “욕심내지 않고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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