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협상중에도 위협 강화 고암포 기지 10여척 포착
잠수함·특수전 요원 이어
3大 핵심 침투전력 다 나와
準전시상태 매뉴얼 적용


북한이 특수부대원을 신속히 실어나르는 공기부양정 10여 척을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 전진 배치한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20일 준전시 상태를 선포한 이후 특수부대원을 비무장지대(DMZ) 인근에 급파한 데 이어 잠수함 전력 70%인 50여 척을 은밀히 동·서해안에 동시 전개했으며, 이번에 공기부양정까지 전진 배치한 것이다. 군 당국은 북한군의 지상·해상·공중·미사일 전력이 준전시 상태 매뉴얼대로 움직이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4일 복수의 군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군은 준전시 상태 선포 이후 평안북도 철산군의 모기지에 있던 공기부양정 10여 척을 서해 NLL에서 북쪽으로 60여㎞ 거리의 고암포로 전진 배치했다.

공기부양정은 침투 목적의 특수부대원을 신속히 수송하는 선박으로, 북한이 보유한 핵심 3대 침투전력 중 하나다. 북한은 나머지 침투전력인 잠수함 50여 척을 한·미 감시망에서 벗어난 수중으로 전개했으며 일부 정예 특수부대 요원을 대북 확성기 방송 타격 등을 위해 ‘8·20 연천 포격 도발’이 발생한 경기 연천과 마주 보는 북한군 2군단 관할 전방지역으로 전개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공기부양정의 예비기지로 2012년 초 완공된 고암포 기지는 공기부양정 70여 척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고암포로 전개된 공기부양정은 길이 21m로 최대속력 시속 74∼96㎞인 ‘공방Ⅱ’(35t급)와 길이 18m로 최대속력 시속 96㎞인 ‘공방Ⅲ’(20t급) 등 두 종류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준전시 상태를 선포한 이후 침투수단 및 침투전력의 움직임이 가장 활발한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 기지 움직임도 활발하다”고 말했다. 북한군은 준전시 상태 선포에 따라 전투기 등 공중 전력을 격납고인 ‘이글루’로 옮기고 일부 기종은 비행기지를 바꿔 전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남북 고위급 접촉에도 불구, 준전시 상태를 유지하며 협상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고도의 화전 양면전술로 분석된다.

현재 한미연합사령부는 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을 3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해 육·해·공상에서의 북한군의 움직임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다.

다른 군 관계자는 “준전시 상태를 선포한 이후 북한군의 움직임이 한·미 연합 감시 자산에 낱낱이 포착되고 있다”면서 “북한군 상당수 전력이 평소와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미뤄, 준전시 상태의 매뉴얼이 적용되는 것이 분명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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