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이달말쯤 0.5%P 낮춰 125조원 유동성 공급할 전망” 중국 경제 둔화 우려가 세계 경제에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이 자금 유출에 대응하기 위해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 등 유동성 공급을 위한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 런민은행 관계자들과 중국 관리들의 발언을 인용해 이번 조치는 자본 유출로 시중의 자금 사정이 악화된 상황에서 대출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런민은행이 단행한 위안화 평가절하가 중국의 성장둔화 우려를 부추겨 자본 이탈을 자극하자 지금까지 경기부양에 실패한 유동성 공급 카드를 다시 꺼내들 수밖에 없게 됐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유동성 공급의 구체적인 조치로 8월 말이나 9월 초 지준율을 0.5%포인트 낮춰 6789억 위안(약 125조5724억 원)을 공급할 전망이다.

지준율은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해야 하는 예금액의 비율로 이를 낮추면 그만큼 은행들의 대출 여지가 커진다. 이번에 런민은행이 지준율 인하를 단행하면 올 들어 3번째다. 소식통들은 런민은행이 중국 경제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중소기업이나 민간 기업에 대규모 대출을 해주는 은행에 대해서만 지준율을 인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이 방식은 이미 큰 효과가 없는 것으로 입증됐다고 지적했다. 런민은행은 지준율 인하에 따른 유동성 공급이 위안화 약세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으나 당장은 위안화 평가절하가 촉발한 유동성 부족을 더욱 우려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한편 최근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며 세계 경제에 파급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서구 학자들은 중국 경제 성장 모델이 한계에 다다른 것이라는 비관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조지 매그너스 옥스퍼드대 중국센터 연구원은 22일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덩샤오핑(鄧小平)이 세운 중국의 정치·경제 모델이 끝나가고 있음을 상징한다고 분석했다.

베이징 = 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
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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