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만이 말을 이었다.
“밤 9시부터 11시까지 2시간 동안 했는데 출강률이 82퍼센트가 되었습니다.”
“지난주보다 떨어졌네요.”
장현주가 출석자 명단을 보면서 말했다.
“회원은 24명이 증가했군요.”
“예, 회장님.”
강영만의 검게 탄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42세, 공산당원 사상교육 목적으로 파견된 이론가, 평양의 중학교 교사였다가 차출되었다.
“올해 안에 500명은 채울 수 있습니다.”
“직장에서 노조 결성 준비를 해놓아야 됩니다.”
“그건 조직 담당 천 동무가 잘하고 있습니다.”
“아직 나설 때는 아니니까 별도 지시가 있을 때까지 인원 확보에 주력하시고.”
“예, 회장님.”
“여기 어제 도착한 공작금.”
장현주가 강영만에게 봉투를 내밀었다.
“3000달러가 들었어요. 동무들 7명 생활비와 공작금으로 모자라겠지만 앞으로 회원이 제대로 확보되면 회비로 운영될 테니까 그때까지 견딥시다.”
“한랜드가 이제 공산당의 희망입니다.”
결연한 표정이 된 강영만이 장현주를 보았다.
“이제는 북조선도 남조선과 똑같이 부패했고 한랜드를 공산당의 낙원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머리를 끄덕인 장현주가 숙소로 사용하는 20피트 컨테이너 하우스를 둘러보았다. 이곳은 김광도의 숙소다. 그래서 벽에 김광도의 방한복이 걸려있고 문 옆에는 부츠도 놓여있다. 벽시계가 오전 4시 반을 가리키고 있다.
“손님이 오시기로 했으니까 오늘은 이만 합시다.”
장현주가 말하자 강영만이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정중하게 목례를 하고 방을 나갔다. 장현주는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채 조직을 이끌어가고 있는 것이다. 강영만이 나가고 5분쯤이 지났을 때 문에서 노크 소리가 났다. 문을 연 장현주는 방한복 차림으로 눈만 내놓고 서 있는 사내를 보았다. 장현주가 잠자코 비켜서자 사내가 찬 기운과 함께 방으로 들어섰다.
“밖에서 기다리셨겠네.”
“예, 5분쯤.”
짧게 말한 사내가 방한복 지퍼를 열더니 방수지로 싼 뭉치를 꺼내어 내밀었다.
“1㎏을 가져왔습니다.”
사내는 아직 방한복 모자를 눌러쓴 데다 마스크까지 벗지 않아서 눈만 드러났다. 장현주가 재빨리 뭉치를 받더니 제 가방에 넣고 나서 말했다.
“조형채 일당이 일망타진되고 나서 마약값이 폭등했어요. 1㎏이면 3㎏ 가격으로 팔 수 있어요.”
장현주의 두 눈이 반짝였고 목소리도 밝아졌다.
“수고했습니다.”
“그럼 저는 일주일쯤 후에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사내가 앉지도 앉고 몸을 돌리더니 방을 나갔다. 사내가 어둠 속으로 사라지자 장현주는 방문을 잠그고는 가방에 넣었던 뭉치를 꺼내 방수지를 젖혔다. 그러자 꼼꼼하게 포장된 작은 비닐 뭉치 더미가 눈앞에 펼쳐졌다. 1g짜리 비닐 뭉치가 1000개일 것이다. 이것만 해도 엄청난 물량이다. 이것을 판 돈을 공작금으로 써야 하는 것이다. 조금 전에 강영만에게 준 돈도 마약을 판 돈이다. 강영만에게 평양에서 온 공작금이라고 했지만 다 이곳에서 마약을 팔아 조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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