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특구의 대표적인 성공모델 콜마BNH 제품개발실에서 연구진들이 연구자료 분석에 몰두하고 있다.
대덕특구의 대표적인 성공모델 콜마BNH 제품개발실에서 연구진들이 연구자료 분석에 몰두하고 있다.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연구소 기업’ 도입 9년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연구소기업의 산실로 우뚝 서고 있다. 지난 2006년 정부 출연 연구기관, 국립대 등이 민간과 손잡고 사장되고 있는 ‘공공 기술’에 대해, 전체 자본금의 20% 이상 출자해 연구개발특구 내에 기업을 창업하도록 하는 ‘연구소기업’ 제도가 도입된 후 9년 만에 대덕특구에서 주식가치가 522배나 성장한 연구소기업이 탄생하는 등 성공 스토리가 줄을 잇고 있다. 연구소기업은 공공연구기관의 기술력과 기업의 경영자산이 결합해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대덕특구를 비롯한 대구·광주·부산 등 전국의 신생 특구를 활성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2006년 국내 연구소기업 1호로 대덕특구에 문을 연 콜마BNH는 한국콜마와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자본금 10억 원 규모로 합작투자해 설립한 기업. 항암치료 보조식품이라는 새로운 시장영역을 개척해 올해 2월 연구소기업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됐다.

면역 증진 기능성 식품개발 등 4건의 기술가치를 3억7800만 원으로 평가받아 출자한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이 회사의 코스닥 상장으로 자본납입금 대비 522배에 달하는 1975억 원(지난 6월 15일 종가 기준)어치의 주식을 보유하는 ‘대박’을 쳤다. 참여 연구원들도 100억 원에 이르는 ‘인센티브’를 챙긴 것으로 알려져 부러움을 사고 있다. 6월 기준 시가 총액이 1조 원을 넘는 것으로 평가된 이 회사는 2006년 12억 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1749억 원으로, 10명이던 고용인원이 지난해 135명으로 늘어나는 등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의 한 관계자는 “신성장 동력을 찾던 화장품 기업 한국콜마는 한국원자력연구원과의 공동창업으로 종전 일회성에 그쳤던 단순 기술이전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연구진과의 지속적인 기술 업그레이드를 추진할 수 있었고, 이런 우수기술이 기업의 자본·유통망·제조기술·마케팅 등 민간기업의 인프라와 결합해 새로운 성공모델을 제시한 셈”이라고 말했다.

7월 현재 전국 연구개발특구에 설립된 연구소 기업은 118개로 이중 56.8%인 67개가 대덕특구에 자리잡고 있다. 가치가 높은 공공기술을 보유한 정부 출연연구기관이 대덕에 집중돼 있는데다 다른 지역 특구들은 2011년 이후 출범한 ‘신생 특구’들로, 조성된 지 40년이 넘는 대덕특구의 창업 환경이 훨씬 우수하기 때문이다. 매출액과 종업원 고용 실적도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지난 2009년 283억 원이던 전체 연구소기업 매출총액은 지난해 말 2365억 원으로 5년 만에 8.4배나 폭풍성장했다. 종업원 수도 같은 기간 3.8배 늘었다.

대덕특구를 기반으로 한 연구소기업의 성공 사례는 콜마BNH 외에도 즐비하다. 창조경제의 대표 모델로 꼽히는 아이카이스트는 카이스트의 기술출자를 받은 대덕특구의 또다른 간판 연구소기업으로 미국 나스닥 상장까지 추진되고 있다. 전자칠판 등 ‘스마트 스쿨’ 제품을 국내외 교육시장에 공급하는 기업으로 기업가치가 수천억 원대에 이른다는 평가다.

해양과기원 기술로 창업한 세이프텍리서치 역시 설립 1년 만에 매출액이 678% 증가하는 등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고, 기계연구원이 기술투자한 제이피는 2008년 연구소기업 설립 이후 5년 만에 36배나 성장해 지난해 지분매각 수익을 16억 원이나 올렸다.

김차동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은 “공공 연구기관의 ‘준비된 기술’을 기업이 보유한 다양한 자원과 결합시키는 연구소기업은 창조경제의 새로운 씨앗이 될 수 있다”며 “공공기술을 발굴해 기업과 연결시키는 ‘매칭’ 노력을 강화해 2013년 8개에 그쳤던 신설 연구소 기업 수를 지난해 43개로 끌어올리는 등 재단의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박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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