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 마도 북동쪽 해역 수심 9∼15m에 잠겨 있는 ‘마도 4호선’ 선체 내부 모습.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충남 태안 마도 북동쪽 해역 수심 9∼15m에 잠겨 있는 ‘마도 4호선’ 선체 내부 모습.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26일 ‘마도 4호선’에서 나온 목간과 분청사기 등을 공개하고 있다. 정하종 기자 maloo@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26일 ‘마도 4호선’에서 나온 목간과 분청사기 등을 공개하고 있다. 정하종 기자 maloo@
해양문화재硏 조사 결과1410 ~1420년대 침몰 추정
‘나주광흥창’적힌 목간 出水
공물 운송방식 첫 확인 의미


600년 동안 잠들어 있던 조선 시대 조운선(漕運船)이 긴 잠에서 깨어났다. 지난해 충남 태안 마도 해역에서 발견된 선박 ‘마도 4호선’이 한국 수중고고학 사상 최초의 조선 시대 선박으로 확인됐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소재구)는 지난 4월 22일부터 마도 4호선 정밀조사를 진행한 결과 ‘광흥창(廣興倉)’이라고 적힌 목간, ‘내섬(內贍)’이라고 쓰인 분청사기 등 300여 점의 유물과 견고한 선박 구조로 미뤄 이 배가 조선 초기 조운선으로 보인다고 26일 밝혔다.

조운선은 국가에 수납하는 조세미(租稅米)를 지방 창고에서 경창(京倉)으로 운반하던 선박이다. 조선 시대 마도 해역에서는 무수한 배가 침몰했다는 기록이 있지만, 이 시대의 배가 실물로 출현한 것은 처음이다.

이 배는 조선 시대 선박 구조를 그려놓은 ‘각선도본(各船圖本)’에서 보여주는 조운선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다. 그동안 확인된 고려 시대 선박은 선수 판재가 세로로 설치됐지만, 마도 4호선의 경우 선수 판재가 가로로 설치되었다. 또, 두껍고 강한 횡강력재를 사용해 선체의 견고함을 높이는 등 고려 선박보다 진일보한 가공 기술을 보여준다.

항로를 알 수 있는 목간 60여 점도 출수됐다. 목간에는 ‘나주광흥창(羅州廣興倉)’이 적혀있었다. 전남 나주 영산창(榮山倉)에서 거둬들인 세곡 또는 공납품을 관리의 녹봉을 관리하던 광흥창으로 옮기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소재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장은 “광흥창이라는 국가기관으로 보내는 공물을 적재했다는 점에서 조선 시대 최초의 조운선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분청사기 대접과 접시 140여 점 중 3점에는 ‘내섬(內贍)’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이는 조선 시대 궁궐에 물품을 관리하던 내섬시(內贍寺)를 의미한다. 연구소 측은 자기의 문양과 제작 기법 등으로 미루어 이 유물들이 15세기 초반에 제작되었다 판단했다. 따라서 마도 4호선 역시 1410~1420년대(태종~세종)에 침몰한 것으로 추정된다.

소 소장은 “조선 시대 초기 공납제도의 모습과 당시 공물의 운송방식인 ‘조운’에 대해 최초로 확인한 실증 자료로서, 해양사, 경제사, 도자사, 선박사 등 다양한 분야에 귀중한 연구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고 말했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박동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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