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스 캅’‘아줌마 경찰’이면서 ‘경찰 엄마’의 활약상을 다룬 SBS 월화드라마 ‘미세스 캅’은 어머니와 아줌마가 다르지 않음에서 출발한 수사물이다.

서울지청 에이스로 꼽히는 최영진(김희애)은 경찰로서의 임무에 충실하다 보니 엄마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언제나 미안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강력5팀 팀장이다. 살해 현장에 남겨진 증거물로 용의자의 신상과 범행 방법을 추론할 정도로 노련하고 능수능란한 수사력을 자랑하지만 하나밖에 없는 딸에게만큼은 빵점짜리 엄마인 것이다.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을 검거하기 위해 잠복수사를 하다가 유치원생 딸의 학예회에 참석하지 못해 속이 상하지만, 흉악범 검거도 가족을 지키는 또 하나의 방법이라 생각하며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한다.

그러나 어린 딸이 파출소에서라도 엄마를 보기 위해 일부러 도둑질을 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최영진은 강력계 형사 업무에 회의를 느끼고 지구대 경찰로 자리를 옮긴다.

그렇게 2년의 시간이 지나고 관할 지구대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수사에 관여하다가 강력계로 복귀한다. 10여 년을 동고동락했던 강력계장 박종호(김민종)의 강권에 못 이겨 강력1팀의 팀장을 맡아 특공대 출신의 원칙주의자 한진우(손호준)와 경찰대 출신의 엘리트 민도영(이다희)을 팀원으로 영입한다.

그리고 자살로 종결될 뻔했던 연예인 지망생 살인사건의 진범이 KL그룹 회장 강태유(손병호)의 아들이라는 것을 밝혀 구속 수감시킨다. 강 회장과의 질긴 악연이 시작된 것이다.

강태유는 자기보다 약한 서민들의 피를 빨아먹고 밟아서 깔아뭉개버리는 일을 서슴지 않고, 권력에는 아부와 로비를 아끼지 않으면서 사업을 일으킨 인물이다.

청소년 성매매 사건을 전담하던 최영진은 실종된 청소년이 연달아 사체로 발견되자 연쇄살인사건이라 판단하고 수사 방향을 바꾼다. 최영진은 도주하던 용의자의 얼굴이 강 회장이 타고 있던 차량의 블랙박스에 찍힌 것을 파악한다.

하지만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른 강 회장의 방해 때문에 블랙박스 메모리 칩 확보에 실패한다. 그 사이에 또 한 명의 희생자가 발생할 뻔하고, 분노를 참지 못한 최영진은 강 회장을 찾아가 무엇이든 다 눈 감아줄 테니 메모리 칩을 내놓으라고 소리친다. 강 회장은 구속수감 중인 아들을 빼내줄 수 있느냐며 최영진의 분노를 자극한다. 아줌마 경찰과 사악한 재벌의 본격적인 대결이 시작된 것이다.

가출 청소년 성매매와 사이코패스의 연쇄살인과 같은 사건들은 심각한 사회문제들이다. 부모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어린 피해자들의 사연에 가슴 아파하면서 최영진의 활약을 주목하는 것은 그녀가 자식을 지키는 어머니의 심정으로 흉악범을 추적하는 아줌마 경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줌마 경찰이자 경찰 엄마로서의 존재 근거인 최영진의 어린 딸 이야기가 전체 서사 구조에 녹아들지 않아 아쉬움을 남긴다. 강력1팀 한진우와 민도영의 티격태격 로맨스도 불필요한 장식처럼 보인다. 최영진과 강태유의 본격적인 대결이 시작된 중반 이후가 불안하게 느껴지는 까닭이다.

충남대 교수·드라마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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