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내린 목소리’ ‘100년에 한 명 나올까 말까 한 목소리의 주인공’. 성악가 조수미(53)를 두고, 각각 오스트리아와 인도 출신인 세계적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1908∼1989)과 주빈 메타(79)가 남긴 말이다. 1986년 이탈리아 베르디 극장에서 오페라 ‘리골레토’의 여주인공인 질다 역으로 국제무대에 데뷔한 이래 협연하지 않은 세계 최정상급 오케스트라와 지휘자가 없을 만큼 뛰어난 기량을 보여온 그의 이름을 수식하는 찬사는 이 밖에도 많다. ‘불세출의 프리마돈나’ ‘당대 최고의 벨칸토 소프라노’ 등.
그의 노래가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는 이런 일화로도 확인된다. 1997년 외환위기 초기에 파리 주재 한국대사관은 프랑스 대기업 총수들의 협조를 받기 위해 한자리에 초청하려고 했으나, 대부분이 이런저런 핑계로 거절했다. 그런데 당시 로마에 거주하던 조수미에게 부탁해 독창회를 곁들인 저녁 식사를 마련하자 전원이 부부 동반으로 흔쾌히 참석했다. 음반 회사가 특정인과 오페라 전곡을 녹음한 뒤에는 최소한 3∼5년간은 같은 성악가의 동일한 오페라 음반을 내지 않는 것이 통상적인 계약 조건인데도 불구하고,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를 조수미가 3년에 걸쳐 3개나 낸 배경도 달리 없다. 헝가리 태생의 세계적 지휘자 게오르그 솔티(1912∼1997)가 ‘내 생애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음반에 그토록 원했던 목소리의 여왕과 함께하고 싶다’는 편지를 음반사 측에 보냈고, 그런 간절한 요청이 받아들여졌던 것이다.
조수미를 떠받드는 건 클래식 음악계만이 아니다. 민요, 영화·드라마·뮤지컬 등의 주제곡, 대중가요 등도 가리지 않고 불러왔기 때문이다. 크로스 오버 음반 ‘오직 사랑(Only Love)’ 등도 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정통 성악에서 벗어난 외도(外道)’라고 비판한다. 하지만 그렇게만 생각할 건 아니다. 그는 “한국인에게 사랑받는 아티스트로 남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가 공연으론 처음으로 대중가요에 오페라 아리아를 곁들인 무대를 오는 30일 경기 수원, 9월 4일 의정부, 5일 하남시에 이어 1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갖는다. “사랑의 추억, 슬픔의 기억 등 인생의 흐름을 축약하고 싶어서 꾸몄다”는 공연의 주제가 ‘그리운 날의 기억’이어서 더 반가워하는 사람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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