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화 ‘한국사 이야기’ 재출간

“시리즈 집필을 시작할 때만 해도 일본의 근현대사 왜곡 문제와 중국 동북공정 움직임이 지금처럼 큰 이슈가 되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국제적인 문제로 다뤄질 정도로 심각해졌습니다. 이 부분을 새롭게 보완해야 했습니다. 역사는 죽은 과거가 아니라, 우리 현실과 맞물려 있습니다.”

‘한국사 이야기’(전 22권·한길사)를 11년 만에 다시 가다듬어 새로 출간한 역사학자 이이화(사진) 씨는 재출간의 이유를 ‘역사의 현재성’으로 설명했다. 지난 24일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만난 이 씨는 이 같은 현재적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저지른 참혹한 국가 범죄인 군 위안부, 징용·징병의 실상과 바람직한 명칭에 관한 설명을 대폭 보충했다고 말했다. 고대사 부분에서는 중국의 동북공정에 따른 동아시아 역사 왜곡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이 씨는 “동북공정 문제는 한반도 통일과도 관련돼 있기 때문에 정확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1994년 기획과 집필이 시작된 후 10년 만에 완간한 ‘이이화의 한국사 이야기’는 해방 이후 우리 역사학계의 축적된 연구 성과를 최대한 반영하고 우리 역사 전체를 일목요연하게 서술해 출간 당시 ‘한국 통사 저술의 일대 전환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정치사 중심의 역사 서술에서 벗어나 각 시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아우르고 생활사와 문화사에 중심을 뒀다는 점에서 기존의 역사서들과 크게 구별됐다. 이제까지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던 ‘민중사’라는 점, 또 출판 시장에서는 일반독자들을 위한 새로운 ‘대중 역사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씨는 “자기 민족의 우월성만을 강조하는 민족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인권을 생각하고, 다 같이 사는 세상을 지향하면서 역사와 민족을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최현미

최현미 논설위원

문화일보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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