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항셍기업지수 폭락하면 금융상품 가격 하락 불가피

금융위, 위험요인 모니터링… 파생증권 발행 제한 추진도


저금리 시대의 투자 대안 상품으로 떠오른 파생결합증권의 발행 잔액이 올해 안에 100조 원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될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특정 주가지수에 대한 쏠림 현상이 매우 심각한 상태로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에 따라 대규모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금융당국이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파생결합증권은 주가연계증권(ELS)처럼 지수나 채권, 주식 등과 같은 기초자산의 등락 폭에 따라 가치가 결정되는 금융상품을 뜻한다. 27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 6월 말 현재 파생결합증권 발행잔액은 94조400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0년 22조4000억 원에서 불과 5년여 사이에 5배 가까운 수준으로 커진 것이다. 문제는 특정 지수 상품에 대한 쏠림 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시장의 변동성과 투자자 손실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를 기초로 하는 파생결합증권 잔액은 2분기 말 현재 36조3000억 원으로 전체의 40%에 육박하고 있다. 지수 폭락 시 파생결합증권 상품의 가격 하락 폭을 키울 가능성도 있다. 다만 HSCEI 지수는 최근 중국발 쇼크 여파로 27일 현재 9427.9까지 크게 떨어졌으나 파생결합증권의 원금손실구간 상한선인 7850선을 크게 웃돌고 있어 아직은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증권사가 파생결합증권을 발행해 조달한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 해당 회사의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대규모 환매 요구가 발생할 시 지급을 이행하지 못하는 사태로 번질 수도 있다.

또 투자자문사의 자문에 따른 자산 운용 성과를 지수화한 상품인 ARS(absolute return swap) 등과 같은 복잡한 파생상품이 증가하고 있으나 지수의 객관성이나 이해 가능성 등을 뒷받침할 제도적 장치가 부족해 투자자의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 금융위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지수별 쏠림현상에 따른 위험 요인을 다각적으로 살펴보고, 위험성이 확대될 경우 해당 지수를 기초로 한 파생결합증권 발행을 일정 기간(가령 6개월)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또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2008년 금융위기 상황을 조건으로 하는 유동성(9월 말 완료 예정) 및 건전성(11월 말 완료 예정) 스트레스 테스트를 정례화하고 증권사별 비상대응계획 수립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