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복 경찰관들 떴다 … 조심”
무자격 관광 가이드에 문자
영업방해 내세워 단속 방해


서울에서 관광통역안내사(관광가이드) 일을 하고 있는 A 씨는 평소 외국인 관광객들과 자주 찾는 서울의 한 대형 면세점 직원으로부터 최근 황당한 문자메시지(사진)를 받았다.

서울시내 한 유명 면세점 부서 번호가 찍힌 이 문자에는 가이드 수수료 등 업무와 관련된 내용 외에 ‘단속 안내’라는 제목의 글이 함께 담겨 있었다. 면세점 직원이 보낸 해당 문자는 “지금 매장 안에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이 없는 분들을 사복경찰 두 명이 잡으러 다니고 있다”면서 “자격증이 없으신 가이드님들께선 조심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이었다. 최근 국내 무자격 관광가이드 수가 크게 늘면서 정부와 경찰이 합동 단속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에 협조해야 할 면세점 직원들이 오히려 무자격 관광가이드들에게 ‘단속 경보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는 것이다. A 씨는 “이런 식이면 누가 합법적으로 자격증을 받아 가이드 일을 하겠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외국 관광객들을 상대로 역사왜곡 등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무자격 가이드가 크게 늘면서 정부는 이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28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268명의 무자격 관광가이드가 적발됐다.

그러나 실제 이들을 잡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이들은 단체 채팅방을 통해 실시간으로 단속 정보를 공유하고 단속반이 뜨면 관광객인 척 위장을 하는 등 단속망을 교묘하게 피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이유로 면세점 내 불시검문이 중요하지만 일부 면세점은 ‘영업방해’를 내세워 단속반의 합법적 단속을 방해하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속반 한 관계자는 “무자격 관광가이드는 바깥에선 관광객들과 섞여 있기 때문에 구별을 할 수가 없다”면서 “부득이하게 매장 내에서 단속을 할 수밖에 없는데 일부 면세점들은 ‘영업 방해’를 이유로 내부 단속에 대해 항의하고 내쫓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면세점 측은 “단속반을 보고 관광객들이 놀라는 경우가 많아 통제를 하는 것”이라면서 “(단속경보)문자에 대해선 확인 중”이라고 해명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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