勞 “민간기업 5% 확대를”
정·재계 “현실적 불가능”
경영난에 정리해고하는데
未고용 부담금 내라는 꼴
‘구직 평등권’ 위헌 소지도
정년 60세 의무화 제도의 시행을 앞두고 정부·여당이 임금피크제의 조기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의 청년고용을 강제해야 한다는 노동계와 야당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노동계와 야당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 중인 청년의무고용할당제를 민간기업에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매년 일정 수준의 청년고용을 이행하지 않으면 민간기업에 부과금 등 페널티를 줘 이를 청년 일자리 창출 기금으로 쓰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정부와 경영계 모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청년고용의무제는 무엇이 문제일까. 오해와 진실을 알아본다.
Q.청년고용의무제란.
A. 2009년 개정된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은 30인 이상 공공기관이 매년 정원의 3% 이상 청년을 채용하는 노력을 기울이도록 했다. 전체 직원이 100명인 공공기관은 매년 3명의 청년을 고용해야 하는 것이다. 2013년 여야는 ‘노력’ 조항을 ‘의무’로 개정해 2014~2016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키로 했다. 고용부 장관은 매년 미이행 기관의 명단을 공표하고, 정부는 공공기관 등 경영평가에 청년 신규 고용 실적을 반영하고 있다.
Q. 공공기관 청년고용의무제 운용 상황은.
A. 2014년 391개 대상 공공기관 중 291개(74.4%) 기관이 정원의 3% 이상을 청년으로 신규 채용했다. 2013년 51.3%에서 1년 사이 23.1%포인트가 증가한 수치다. 고용부가 미이행 기관에 그 사유를 조사한 결과, 26.9%가 ‘결원이 없다’고 답했고, 11.8%는 ‘업무 축소·경영 정상화 등으로 신규 채용이 곤란했다’고 답했다. ‘총액인건비 초과’라고 답한 기관도 8.4%였다.
Q.노동계·야당의 주장은.
A.노동계와 야당 등은 청년고용의무제를 민간기업으로 확대하고, 할당 기준도 5%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은 지난 27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복귀 기자회견에서 “청년고용의무제를 민간 대기업까지 5%로 확대하면 청년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 23만 개 창출이 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로 청년고용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고, 막대한 사내유보금을 쌓아두고 있는 대기업이 청년고용을 창출하도록 강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Q.반대 목소리 이유는.
A.청년 일자리를 늘리자는 선의로 포장된 정책이지만,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단 위헌 소지가 다분하다. 지난 2013년 34세 이상 구직자 7명은 청년고용의무제가 공기업과 공공기관에 취업하려는 이들을 역차별하고, 취업기회를 뺏는다는 취지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법재판소는 이에 대해 5명이 위헌 의견을, 4명이 합헌 의견을 냈다. 위헌 의견이 다수였으나 위헌결정 정족수인 6명에 미치지 못해 합헌으로 결정 난 것이다. 합헌 의견을 낸 대법관들은 “청년할당제는 청년실업 문제를 해소하려는 입법목적이 정당하다”며 “일정 규모 이상의 기관에만 적용되고 3년간 한시적으로 시행돼 불이익이 최소화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위헌 의견을 낸 대법관들은 “헌법은 모든 영역에서 불합리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고, 각종 고용 관련 법과 고용영역에서 연령차별을 금지하고 있다”며 “청년할당제는 우리 법체계 내에서 정립된 기본질서와 모순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헌재는 그 대상이 공공기관이고, 2016년까지 한시적인 제도를 고려해 합헌 결정을 내렸으나, 이를 민간기업에까지 상시로 확대할 경우 청년 외 구직자의 평등권이 침해될 소지가 있는 것이다.
게다가 신규 채용을 할 형편이 안 되는 기업에도 억지로 신규 채용을 하도록 강제하면, 기업경영 활동에 중대한 악영향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어 현재 경영난에 봉착한 조선업의 경우 신규 채용은커녕 오히려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원의 5% 규모의 청년을 매년 신규 채용하지 않아 부담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Q. 향후 전망은.
A. 노사정위와 정치권에서 노동시장 구조개혁 논의에 가속도가 붙는 가운데 청년고용의무제의 민간기업 확대 이슈는 더욱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노동계와 야당은 청년고용의무제를 정부·여당과 경영계를 압박하는 카드로 내놓은 상태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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