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진 前사장 사퇴뒤 공석
자질 논란 인사 등 4명 거론
“글로벌 경쟁력 훼손 우려”


민영화 이후 급성장한 KT&G에 ‘사장 낙하산’ 인사의 징후가 잇따라 포착되면서 KT&G가 동요하고 있다. ‘관피아’(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로 일컬어지는 관료 출신 낙점 인사의 폐해를 줄여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를 거스르는 행보라는 지적이다. 그간 애써 이뤄놓은 민영화의 성과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31일 담배 업계와 KT&G에 따르면 민영진 전 사장이 지난 7월 사퇴한 이후 공석이 된 사장직을 놓고 물밑서 관료 출신을 중심으로 한 인사 낙점설과 이전투구식의 물밑 ‘감투 확보’설, 정부의 직간접적인 영향력 행사설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획재정부와 또 다른 관료 출신 등 4명가량이 거론되고 있는데 일부 인사는 이미 자질론까지 휘말렸을 정도”라며 “낙하산 인사 가능성 때문에 2002년 민영화 이후 계속 내부 출신 인사가 선임돼 안정적으로 회사를 이끌어온 KT&G의 직원들이 술렁이고 있다”고 말했다. 민 사장의 사퇴로 사장후보추천위를 꾸린 KT&G는 후임 사장 선임절차를 밟고 있으나 정식 공고를 낸 상태는 아니다.

관련 업계에서는 KT&G에서 낙하산 인사가 이뤄질 경우 글로벌 시장 변화 대처에 문제가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간 다국적 4개 담배 기업의 파상 공세 속에서도 시장점유율 60%로 선방했고, 해외 판매량도 50개국 수출에서 공격적으로 확대해 재무적 성과를 올린 KT&G가 기업가치가 훼손될 것이란 걱정이 비등하다. KT&G의 매출액은 2002년 2조306억 원에서 지난해 4조1129억 원으로 102.5%,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863억 원에서 1조1719억 원으로 99.9% 성장했고 기업가치는 4배 넘게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담배시장에 대한 이해와 깊이 있는 안목, 전문성이 없는 최고경영자(CEO)의 잘못된 의사결정은 점유율 싸움에 사활을 걸고 있는 KT&G에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시장점유율이 40% 미만으로 떨어지면 곧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노출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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