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의 ‘8·20 연천 포격 도발’ 이후 남북 긴장이 완화된 첫 일요일인 30일 중부전선 최전방 지역인 강원 철원군 철원읍 대마리 묘장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마을 주민들은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마을 최대 행사인 제48주년 입주 기념식과 마을 한마당 잔치(사진)를 열었다.
주민들은 지난 1967년 식량 증산 목적을 위한 정부정책의 일환으로 입주한 후 불발탄이 널려 있던 땅을 개척한 입주민 1세대를 기리고 있으며, 매년 8월 30일이면 후손들이 마을에 모여 입주식과 마을 잔치를 열고 있다. 입주민 1세대 등 주민들은 6·25전쟁 이후 버려진 최전방의 황무지를 개간하면서 미확인 지뢰 및 불발탄 폭발 사고 등으로 많은 목숨을 잃어가며 오늘날의 문전옥답을 만들었다.
주민들은 이날 부모와 이웃어른이 목숨을 잃은 아픔을 잊은 채 북한 도발이 언제 있었느냐는 듯 어느 때보다 더 즐겁게 이웃간의 정을 나누며 잔치를 즐겼다. 화창한 초가을 날씨처럼 맑은 하늘 아래 한자리에 모인 주민들은 이날 입주 기념식에 이어 초등학생 훌라후프 돌리기, 어르신 낚시 게임, 농주 마시기, 비료포대 오래 들기, 2인3각 경기, 노래자랑 등 각종 장기자랑대회를 갖고 화합을 다졌다.
그러나 이날 행사가 있기 전까지 올해는 남북 간 긴장 수위가 고조되면서 입주식을 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특히 주민들은 21일부터 농민들의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출입이 통제되면서 벼 수확에 차질이 생길까 한때 긴장하기도 했다.
김진수 이장은 “대마리는 1967년 당시 내무부와 국방부가 국방력 강화, 대공 심리전, 식량 증산 목적으로 주민을 입주시켜 지금의 통일 전초기지로 만든 곳”이라며 “남북 긴장이 완화돼 다행히 여느 해처럼 입주식과 마을 잔치를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철원 일대는 28일부터 안보관광 재개로 제2땅굴과 평화전망대 등 안보관광지를 돌아보려는 행락객들이 찾아오면서 주민들은 관광수입에 대한 기대로 즐거운 표정이었고 관광객들을 맞이하느라 분주했다. 대마리 앞에 있는 경원선 최북단 역인 백마고지 역에는 이날 오전 11시 44분 디엠제트 트레인(DMZ Train)을 타고 도착한 관광객들이 몰려들었다.
또 한동안 군인을 좀처럼 구경하기 어려웠던 동송읍도 최전방 경계 태세가 하향 조정돼 장병들이 외출·외박을 나오면서 활기를 되찾았다.
철원=오명근 기자 om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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