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시인의 굴곡진 삶 연기
‘용팔이’ 황 간호사 배해선
한물간 여배우 리즈役 열연
정준하·정상훈 뮤지컬 열중
TV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사라진 두 여배우. 알고 보니 ‘친정’인 연극 무대로 돌아갔다. KBS 종영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에서 ‘나말년’으로 분한 서이숙(47)과 최근 시청률 고공행진 중인 SBS ‘용팔이’의 ‘황 간호사’ 배해선(41) 이다. 속물근성으로 가득한 나말년은 가식적이고 얄미운 대사로 시청자들의 속을 ‘박박’ 긁었더랬다. 사이코패스 황 간호사는 광기 어린 표정과 행동으로 극을 순간순간 공포로 몰아넣었다. 화면을 압도하는 그녀들의 존재감. 무대에선 어떨까. 대학로에 가면 다시 느낄 수 있다. 소름 주의. 더 세어졌을지도.
이 언니들의 기운엔 약간 밀릴 수도 있다. 브라운관에서 ‘좀 웃긴다’는 오빠들도 오랜만에 무대에 섰다. ‘양꼬치엔 칭따오’로 인기몰이 중인 정상훈은 한국어 공연 10주년을 맞이한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에서 산초 역을 맡았다. ‘본업’에 충실한 것. 개그맨 정준하는 ‘2015 무한도전 영동고속도로 가요제’의 아쉬움을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로 달래는 중이다.
◇ 못된 여자 나말년, 러시아 시인이 되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 속에서도 제일 못된 여자였다. 교사라는 직업에 어울리는 ‘또박또박’한 발음, ‘공기 반 소리 반’이 분명해 보이는 풍부한 성량. 나말년의 ‘못됨’을 배가시킨 서이숙의 연기 내공은 사실 연극판에서 다져진 것. 25년 경력의 연극배우 서이숙은 2010년 이후 ‘짝패’ ‘인수대비’ ‘상속자들’ 등 인기드라마에 출연하며 ‘명품 조연’으로 자리매김했다. TV와 무대를 오가며 더욱 다채로워진 그녀의 모습은 연극 ‘마리나 츠베타예바의 초상’(연출 박정희)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세기 러시아 여류시인 츠베타예바(1892∼1941)의 굴곡진 삶을 그린 이 작품은 러시아계 미국 극작가 소피아 로마에 의해 2007년 세계 초연됐다. 국내 무대는 이번이 처음. 츠베타예바는 러시아 혁명 정권이 출판을 막아 한동안 주목받지 못했으나, 지금은 가장 독창적인 예술가 중 한 사람으로 존경받고 있다.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꼭두소극장, 6일까지, 02-889-3561~2
◇ 황 간호사, 한때 잘나가던 여배우?= 배해선은 뮤지컬·연극계에서 오랫동안 인기를 누려온 톱 배우 중 한 사람이다. 뮤지컬 ‘모짜르트’ ‘맘마미아’ ‘아이다’ 와 연극 ‘친정엄마’ ‘나는 너다’ 등에 출연했다. ‘용팔이’로 성공적인 드라마 데뷔전을 치렀다. 극 중 김태희(한여진)의 뺨을 세차게 때렸다가, 금세 “내가 예쁘게 해줄게” 하며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등 예측불허의 행동은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그는 오는 10일 개막하는 연극 ‘타바스코’(연출 박혜선)에서 과거의 영광을 잊지 못하는 여배우 ‘리즈’역을 맡아 열연한다. ‘용팔이’ 속 황 간호사는 지난 8월 27일 8회가 마지막이었다. 카리스마와 부드러움을 겸비한 배해선표 연기가 보고 싶다면, 연극 ‘타바스코’ 무대 앞으로 가면 된다.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26일까지, 02-889-3561∼2
◇무도가요제 음원 꼴찌? 정준하 ‘진짜’ 실력은 = 무도가요제의 여운이 길다. 팬들은 온라인 음원 차트를 통해 자연스럽게 ‘등수’를 매기고 있다. 정준하와 윤상이 함께 한 ‘상주나’의 ‘마이 라이프’는 가요제 6곡 중 꼴찌. 열정과 실력에 비하면 약간 아쉬운 순위다. 게다가 정준하는 ‘무한도전’에서 ‘바보 캐릭터’로 늘 당하는(?) 이미지. ‘무도’를 벗어나면 어떤 모습일까. 그가 주연을 맡은 창작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연출 장유정)에는 더 이상 ‘바보형’(정준하의 별명)은 없다. ‘헤어 스프레이’ ‘스팸어랏’ ‘라디오스타’ 등 2008년부터 꾸준히 뮤지컬 무대에 오른 정준하가 한층 성숙해진 연기를 펼친다. 대학로 홍익대 아트센터 대극장, 11월 8일까지, 1666-8662
◇‘양꼬치엔 칭따오’ 특파원, 본업은 뮤지컬 배우 = tvN 간판 예능프로그램인 SNL코리아는 여름 휴식기에 들어갔지만, 이 사람은 쉴 틈이 없다. SNL에서 ‘양꼬치엔 칭따오’ 특파원 역할로 큰 인기를 누리고, 중국 맥주 ‘칭타오’의 국내 1호 모델이 된 정상훈. ‘예능인’으로 더 잘 알려진 그는 요즘 본업(뮤지컬 배우)을 확실하게 알리는 중이다. 라이선스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연출 데이비드 스완)에서 ‘산초’로 분하고 있으며, 최근 얼굴을 가리고 노래를 부르는 ‘복면가왕’에 깜짝 출연해 실력도 뽐냈다. 그동안 예능에서 익힌 ‘감’ 덕인지, 정상훈의 ‘산초’는 그 어느 때보다 “재미있다”는 평이다. 특유의 능청스러움과 즉흥 대사에 관객석에서 연신 폭소가 터진다. 디큐브아트센터, 11월 1일까지, 1588-5212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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