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의존… 다각화 필요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중국발 금융시장 충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주가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중국발 금융시장 충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주가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31일 미국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지속되고 일본의 광공업 지수가 하락하면서 중국의 주가가 또다시 폭락하자 베이징의 한 증권사 영업점에서 개인 투자자가 주가 전광판을 바라보며 머리를 감싸 쥐고 있다. AP연합뉴스
31일 미국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지속되고 일본의 광공업 지수가 하락하면서 중국의 주가가 또다시 폭락하자 베이징의 한 증권사 영업점에서 개인 투자자가 주가 전광판을 바라보며 머리를 감싸 쥐고 있다. AP연합뉴스


유가하락 후폭풍 계속돼
드릴십 2척 인도 유예로
수출 수조원대 감소 효과


결국은 유가였다. 8월 수출의 하락폭이 3개월 만에 다시 마이너스 두 자릿수로 악화한 것은 급전직하한 원유 가격 때문이었다.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수출 산업이 이른바 ‘유가 디플레이션’에서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허덕이는 모습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8월 국내 수출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14.7%로, 지난 5월 -11.0%를 기록한 이후 회복세를 보이다가 또 두 자릿수 감소율로 떨어졌다. 산업부는 “원유 가격의 하락이 이번 수출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가장 핵심적인 요인”이라며 “지난 6월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60달러 선이었지만 8월에는 40달러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곧바로 국내 석유화학, 석유제품 품목의 수출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석유화학, 석유제품 품목에서만 전년 대비 30억 달러가량 수출 실적이 줄어들어 국내 수출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유가 하락 충격은 선박 품목에도 영향을 미쳤다. 일정대로라면 8월 중 해외 원유생산업체로 인도됐어야 할 대형 시추 드릴십 2척이 인도가 유예됐다. 이 역시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제작을 맡긴 원유 생산업체가 인도를 유예해줄 것을 요청해 11억 달러가 넘는 돈이 입금되지 않았다.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국내 수출 실적이 울었다 웃었다를 반복해야 하는 데는 우리나라의 수출 산업 구조가 단조로운 데다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부 품목에서 견조하게 수출 호조세를 이어가더라도 주요 수출 품목이 원유 수입을 기반으로 하거나 이와 관련이 있는 분야에 편중돼 있어 유가 등락에 따라 수출 실적이 움직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석유화학, 석유제품 분야는 전체 수출 물량의 20%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석유화학 제품에서의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 혹은 제품의 다각화가 요구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저유가는 제조업체들에 단가하락 요인도 되지만 싼 가격에 원유를 도입해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기 때문에 우리 수출에 ‘단기악재 장기호재’로 인식됐다. 하지만 중국을 시작으로 한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수요부족 현상과 함께 공급과잉 상태가 발생해, 이 같은 일반적인 공식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동향실장은 “유효수요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악순환이 이어지며 전반적인 경기침체를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원유 관련 업종에 편중된 수출 구조를 다각화하거나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해 중국과 같은 후발 경쟁자들을 따돌리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어 어려움이 더욱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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