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투명인간’

성석제(55)는 우리 작가 중에도 알아주는 ‘입담가’다. 지난해 베스트셀러에서 수위를 차지했고 여전히 독자들이 찾고 있는 장편 ‘투명인간’은 그의 입담과 해학의 절정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한 남자가 한강 다리 위에 서 있다. 투명인간이 되어버린 남자 ‘김만수’. 소설은 만수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 그를 둘러싼 많은 인물들이 차례로 등장하며, 착하게 열심히 살았지만 결국 투명인간이 될 수밖에 없었던 만수의 삶을 통해 한국의 현대사를 풀어낸다. 두메산골에서 3남 3녀 중 넷째로 태어난 만수는 볼품없는 외모에 허약하게 태어난 데다 말도 늦고 매사에 이해가 더디지만 마냥 착하고 순박하기만 한 인물이다.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끈질긴 삶을 이어가던 만수의 가족들은 만수가 자라 서울로 온 뒤 산업화의 물결과 현대사의 흐름에 휩쓸리면서 큰 시련을 겪는다. 그렇지만 만수는 낙관을 잃지 않고 씩씩하게 성장하며 가족들을 건사하고 생활을 꾸려나간다.

가진 것 없고 잘난 것도 없지만 미련스러울 만큼 순박하고 헌신적으로 가족과 삶을 지켜나가는 만수. 그러나 끝내 가족들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한 만수의 모습은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들의 모습이다. 너무나 흔해 눈에 띄지 않지만 누구보다 기막힌 인생을 살아온 만수는 1980년대 말의 격동기를 지나 뒤늦게 가정을 꾸리지만, 회사가 경영난에 빠지는 바람에 커다란 시련을 맞는데…. 고단한 삶 속에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인물, 투명인간은 우리들 대개의 모습이기도 하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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