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박추진기 고장 主원인
전복원인 싸고 관심집중
섬 근해 바닷길이 폐그물과 어구 등 ‘바다의 싱크홀’ 때문에 위협받고 있다. 배의 추진기(스크루 프로펠러)에 폐어구가 걸리면 갑자기 엔진이 정지하고, 이 순간 측면에 큰 파도를 맞으면 전복될 위험성이 매우 크다는 지적이다.
제주 해양경비안전본부는 6일 공식 브리핑에서 사고 원인에 대해 “생존자 진술에 따르면 양식장 줄에 걸려 엔진이 정지되면서 급격히 전복됐다”고 밝혔다. 추자도 낚싯배 전복사고의 정확한 원인은 향후 조사 과정에서 밝혀질 전망이지만, 섬 근해를 떠돌아다니는 폐그물이나 양식장 밧줄 등이 일대를 왕래하는 선박의 추진기 주요 고장 원인으로 지목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7일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에 따르면 매년 해상 선박 고장 발생신고 접수 1100~1600여 건 중 ‘추진기 손상’ 사유가 10%를 넘고 있다. 이는 전체 해상 선박 고장 신고 19개 항목 중 3~4위를 점하는 수치다. 해양경비안전본부는 지난 2012년 해상 선박 고장 신고 1632척 중 추진기 고장은 171척(10.5%)으로 집계됐으며 △2013년 1052척 중 115척(10.9%) △2014년 1418척 중 165척(11.6%) △2015년(6월 말 기준) 1160척 중 172척(14.8%)으로 매년 발생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기관 고장(30%)과 침수 고장(20%)에 이어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대부분 폐그물이나 밧줄 등이 주원인”이라고 말했다.
전북 군산에서 유람선을 운행하는 선주 지모(56) 씨는 “섬 주변의 바닷길 곳곳에 방치된 폐그물이나 로프는 물론, 멀쩡히 조업하는 어민들의 그물까지도 선박 운항의 심각한 위협 요소”라며 “비교적 엔진 동력이 큰 유람선들도 1년에 10여 차례 이상 잠수부를 동원해 (스크루 프로펠러에 감긴) 이물질을 제거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어민 김모(56) 씨도 “바닷길을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외지 선박이 섬 인근에 들어갔다가 폐그물이나 어망에 걸려 곤욕을 치르는 사례들이 많다”며 “특히 이번 추자도에서 전복된 돌고래호처럼 속도가 빠른 배들은 로프에 걸리는 순간 엔진이 멈춰버리며, 그 사이에 파도가 측면을 덮치면 속수무책”이라고 말했다.
군산 = 박팔령 기자 park80@munhwa.com
관련기사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