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48년 프랑스의 법학자인 ‘샤를 루이 드 스콩다 몽테스키외’는 ‘법의 정신 또는 각 정체의 구성, 풍습, 기후, 종교, 상업 등과 맺는 관계에 대하여’라는 저서를 발표했다. 특이할 점은 저자가 기후조건이 인간의 신체구조와 사회의 지적 풍토에 미치는 효과를 강조했다는 점이다.

그는 서두에서 종교의 법, 도덕의 법, 정치법, 시민법 등과 같은 모든 실정법(實定法) 이전에 자연법(自然法)이 있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즉 자연법은 인간 존재의 구조에서만 유래하기 때문에, 자연법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회가 성립되기 이전의 인간을 고찰해야 하며, 따라서 자연법은 인간이 수용할 수밖에 없는 최초의 법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자연법 체계를 동의학에서는 ‘천지·인물·기후·상응(天地·人物·氣候·相應)’이라고 한다. 자연계는 ‘습도(조습·燥濕)’와 ‘온도(한열·寒熱)’와 ‘풍도(풍화·風火)’라는 세 가지 원리(삼원·三元)에 의해서 운행된다. 이를 현대물리학에서는 ‘전하량(습원·濕元)’과 ‘운동량(열원·熱元)’, ‘각속도(동원·動元)’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이들은 서로 길항하며 습하고(濕), 건조하고(燥), 차갑고(寒), 뜨겁고(熱), 회전하고(風), 마찰하는(火) 여섯 갈래의 운동성(육기·六氣)으로 분화되어 영향한다.

‘습’은 아래로 하강, ‘조’는 위로 상승한다는 것이다. ‘한’은 뒤로 수렴, ‘열’은 앞으로 발산한다는 것이다. ‘풍’은 좌로 회전, ‘화’는 우로 마찰한다는 것이다. 이같이 자연계를 구성하는 ‘위·아래, 앞·뒤, 왼·오른’의 운동성이 일정한 비율/비례관계로 결합/구성되어 만들어진 하나의 꼴새(相)를 동의학에서는 신형(身形:몸꼴)이라고 한다. 신형은 자연계와 상관하는 운동정보를 내부에 저장(藏)하고 또한 동시에 외부로 전달(府)하면서 제 스스로 일정한 밀도를 확보(應)해간다. ‘습’의 운동정보는 ‘나(자기)’라는 형태로 저장된다. ‘조’의 운동정보는 ‘너(타자)’라는 형태로 전달된다. ‘한’의 운동정보는 ‘(지나간)과거’라는 형태로 저장된다. ‘열’의 운동정보는 ‘(다가올)미래’라는 형태로 전달된다. ‘풍’의 운동정보는 ‘(바로)여기’라는 형태로 저장된다. ‘화’의 운동정보는 ‘(너머)저기’라는 형태로 전달된다.

한 번 형성된 신형은 이 같은 운동정보가 저장되고 전달되며 발생하는 일정한 밀도차(장부·臟腑)를 스스로 체감하기 시작한다. 조습이 만들어낸 밀도차를 신형은 ‘물질(나/너)’이라고 감각한다. 즉 인간이 감각하는 최초의 물질은 말랑말랑(濕)하거나 딱딱(燥)한 것이다. 한열이 만들어낸 밀도차를 신형은 ‘시간(과거/미래)’이라고 지각한다. 즉 인간이 지각하는 시간은 빠르거나(寒) 느린(熱) 것이다. 풍화가 만들어낸 밀도차를 신형은 ‘공간(여기/저기)’이라고 인지한다. 즉 인간이 인지하는 공간은 자연스럽거나(風) 부자연스러운(火) 것이다.

요컨대, 우리가 자연법이라고 부르는 자연계의 운동성은 일정한 결합구성의 법칙성을 갖추고 있다. 그것은 하나의 꼴새(형상:身形)를 형성하게 되며, 동시에 그 내부에 스스로 일정한 밀도(질료:臟腑)를 만들어가게 되는데, 앞서 몽테스키외가 그의 저작물에서 표현한바, ‘사회가 성립되기 이전의 인간 존재 구조 일반’이 이와 같으리라 생각된다.

카페방하 디렉터 lee_sy@egone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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