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오른쪽 첫 번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서울-세종청사 간 화상국무회의에서 황교안 국무총리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저성장 계속 세수는 줄고 GDP 예상치보다 낮아져 관리재정수지 적자 급증
경상성장률 4~5% 현실화 기재부 “재정 준칙 법제화 페이고 법안 통과 시급”
‘올 것이 왔다!’
기획재정부가 8일 내놓은 ‘2015∼2019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4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 것은 그동안 누적된 국세수입 결손을 메우고, 올해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국채 발행량이 급증한 데다 최근 부동산 거래가 늘면서 주택채 발행까지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른 말로 하자면 물가 상승을 반영한 경상성장률(실질 성장률+국내총생산 디플레이터)이 급락하면서 성장은 고꾸라진 반면, 나라의 곳간으로 들어오는 돈(국세수입)이 당초 전망치보다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빚(국가채무)만 늘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선진국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다. 올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들의 국가채무 평균치는 GDP 대비 114.6%다. 선진국들은 우리나라보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75%포인트 정도 높다는 뜻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의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늘어나는 속도를 보면 “우리나라의 국가채무가 크게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장담할 처지가 아니다. 기재부가 지난해 내놓은 ‘2014∼2018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보면, 내년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36.4%일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올해 내놓은 ‘2015∼2019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는 내년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40.1%로 3.7%포인트(29조7000억 원)나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는 국가 재정을 예측하고 관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정부는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2017년 41.0%, 2018년 41.1%로 늘다가, 2019년에야 40.5%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의 순 재정상황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 적자의 급증도 우려할 수준이다. 정부는 올해 추경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46조5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내년 37조 원, 2017년 33조1000억 원, 2018년 25조7000억 원, 2019년 17조7000억 원 등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국가채무와 관리재정수지가 급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당초 기대한 만큼 한국 경제가 성장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4∼2018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짤 때 정부는 한국 경제가 2015년 이후 6.1%의 경상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2015∼2019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는 경상성장률을 4∼5%로 크게 내린 상태에서 전망을 했다. 성장이 부진하니 GDP는 예상보다 쭈그러들고, 국세 수입은 덜 걷히면서 빚만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방문규 기재부 2차관은 “그동안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을 30% 중반대로 관리하겠다고 얘기해왔는데, 글로벌 경기가 예상보다 나쁜 상황에서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용하다 보니 내년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40%를 넘게 됐다”며 “정부와 국회가 돈 쓸 일을 계획할 때 재원조달 방안을 동시에 마련하는 ‘페이고(pay-go)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재정 준칙’을 조속한 시일 내에 확립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