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정책 실효성 우려
‘오는 2018년에는 의무지출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재량지출 비율을 넘어선다!’
기획재정부가 8일 내놓은 ‘2015∼2019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보면, 우리나라의 총지출(재정지출) 증가율은 내년 3.0%, 2017년 2.6%, 2018년 2.4%, 2019년 2.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총지출 증가율이 2017년부터 2%대로 떨어지는 이유는 물가 상승을 반영한 경상성장률(실질 성장률+국내총생산 디플레이터)이 4∼5%로 하락하기 때문이다. 경상성장률 4∼5%를 실질 성장률(물가 상승의 영향을 배제한 성장률)로 환산하면 대략 2∼3% 정도다. 정부의 이 같은 전망은 한국 경제가 그동안 누려온 ‘고성장의 신화’에서 벗어나 중·장기적으로 저성장이라는 ‘뉴 노멀(새로운 정상)’의 시대에 접어들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총지출 증가율만 낮아지는 게 아니다. 총지출 중에서 의무 지출의 비율은 갈수록 높아지고, 재량 지출의 비율은 하락하게 된다. 기재부의 전망에 따르면 오는 2018년에는 총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50.8%를 기록, 재량지출의 비율(49.2%)을 넘어서게 된다
총지출 증가율이 급락하는 상황에서 재정 당국이 재량권을 발휘할 수 없는 의무지출 비율이 높아지게 되면 경기 변동 등에 대응하는 재정 정책의 실효성이 그만큼 떨어지게 된다.
기재부는 2015∼2019년 의무지출은 연평균 6.1% 증가하는 반면, 재량지출은 0.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재정에서 의무지출 비율이 급격히 높아지는 가장 큰 이유는 복지 분야 법정지출이 크게 늘기 때문이다. 2015∼2019년 복지분야 법정지출의 연평균 증가율은 6.7%에 달하고, 2019년에는 복지분야 법정지출이 100조5000억 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초로 1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기재부가 이날 내놓은 내년 국세세입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국세세입은 223조1000억 원으로 7월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제출할 때 전망한 올해 국세세입 전망치보다 3.4%(7조40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본예산 편성 당시 추정한 국세세입 전망치(221조1000억 원)에 비해서는 불과 2조 원 증가한 규모다. 내년 경상성장률이 4.2%(실질 성장률 3.3%+국내총생산 디플레이터 0.9%)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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