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배당소득세 잠정 면제… 서킷 브레이커 도입도 검토 시장 참여자들 큰 기대 안해 “계획경제 되돌리는 것” 비판

중국 정부가 증시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몇 차례 급락장을 거치면서 시장은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분위기다.

중국 관영 온라인매체 펑파이(澎湃) 등 보도에 따르면 재정부와 국가세무총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8일부터 상장사 주식을 1년 이상 보유한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주식배당소득에 대해 개인 소득세를 잠정적으로 면제해주기로 했다. 주식 보유 기간이 1개월 이상 1년 이내일 경우엔 배당소득에 대한 세금을 50% 감경해준다. 그러나 1개월 이내의 단기 보유자에 대해서는 배당소득 전액을 과세한다.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20%의 세율이 일괄 적용된다.

이와 함께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증시의 과도한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서킷 브레이커 제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서킷 브레이커는 지수가 일정 수준으로 급락할 때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매매를 일시적으로 중지하는 제도다. 현재 중국 주식 개별 종목에 대해서는 전날 마감 가격 대비 상하 10%의 가격 제한 폭을 두고 있지만, 시장 전체의 변동성을 견제하는 장치는 없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달 말 증시 투자심리를 회복시키기 위해 상장사들이 중간배당을 실시토록 해 현금배당을 확대하는 한편 주식 장기 보유자에 대한 세제혜택도 강구키로 했다. 또 증권사가 1개월 이내의 단기 보유자에 대해서는 개인소득세를 원천 징수하지 않고 주식을 양도할 때까지 기다려 증권등기결산공사를 통해 정산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로이터는 중국 당국이 잇따른 조치들을 내놓으면서 21일까지 시장 반응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시장 참여자들은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분위기다. ANZ 홍콩 소재 류리강(劉利剛)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된 뒤) 거래가 재개되면 시장이 계속 떨어질 것”이라면서 “시장이 주저앉는 속도를 늦출 뿐”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그런 식으로 시장에 개입하려면) 뭐하러 증시를 운용하느냐”며 “이런 정책 스타일은 중국을 계획 경제로 되돌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중국이 증시 급락 사태를 가라앉히고자 이미 많은 조치를 했음에도 지금까지 별 효과가 없었음을 지적했다. 필라델피아 소재 브랜디와인 글로벌의 트레이시 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중국이 (주식) 장기 투자로 유도하면서 증시 급락도 진정시키려고 하지만 현시점에서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중국 정책에 대한 시장 신뢰가 조금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
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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