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간 300회 김원종씨
요즘도 2주 한번씩 헌혈
“건강 허락하는 한 계속”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헌혈로 생명나눔운동을 계속할 겁니다.”

헌혈 300회를 달성한 김원종(49·세아창원특수강 안전보건주임·사진) 씨는 8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헌혈을 통해서 나보다 어려운 이웃에게 생명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은 보람 있고 행복한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씨는 지난 5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경남대 앞 헌혈의 집에서 300번째 헌혈을 해 경남혈액원으로부터 ‘최고명예대장’ 헌혈 유공장증을 받았다. 그의 300번째 헌혈은 1988년 군 훈련소에서 처음 헌혈을 한 후 27년간 꾸준하게 계속한 결과다. 그의 정기적인 혈액 나눔은 1990년쯤 회사 정문 인근에서 대형 교통사고로 동료들이 크게 다쳐 피가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혈액원을 찾은 것이 계기가 됐다. 자신의 피가 동료들을 살리고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을 보고 보람을 느끼면서 매달 2차례 한 해 22∼24회 헌혈을 한 것.

그렇게 모은 헌혈증은 병마와 싸우며 수혈이 필요한 주변 이웃들에게 나눠줬다. 회복한 이웃들로부터 감사인사를 받을 때는 회사 동료들을 도왔을 때처럼 뿌듯함이 밀려왔다. 김 씨는 요즘에도 피가 필요한 지인들로부터 헌혈증 기증 부탁을 받으면 서슴없이 내주곤 한다.

그는 지금도 2주에 한 번씩 주말마다 헌혈의 집을 찾는다. 혈액 자체를 빼는 전혈 대신 혈장이나 혈소판만을 뽑는 ‘성분 헌혈’을 하고 있다. 건강한 피를 기증하고 싶다는 생각에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고 헌혈 3일 전부터는 술을 입에 대지 않는다. 김 씨는 “남들이 주말에 등산을 가는 것처럼 저의 취미는 헌혈”이라며 “다른 봉사활동보다 생명을 살리는 헌혈이 더 숭고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씨는 2010년 다회 헌혈자들과 함께 ‘경남헌혈사랑봉사회’를 만들어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대한적십자사는 다회 헌혈자가 늘어남에 따라 다회 헌혈자 예우차원에서 그동안 시행해온 헌혈 유공장을 지난 1일부터 확대해 적용하고 있다. 30회 헌혈 시 은장, 50회 헌혈 시 금장 두 종류로 시행해 오던 헌혈 유공장을 100회는 명예장, 200회는 명예대장, 300회는 최고명예대장으로 확대했다.

창원=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
박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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