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2∼4일 중국 방문이 ‘역사적 이정표’라고 평가를 받는 데는 그럴 만한 분명한 이유가 있다.
첫째는 상전벽해(桑田碧海) 같은 한·중 관계 발전과 한국의 위상 변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승기념일 행사에 참석한 49개국 대표 중 유일하게 박 대통령을 위해 특별오찬을 주최했으며, 행사 기간 내내 박 대통령을 푸틴 대통령과 함께 최고 귀빈으로 배려했다. 오찬 메뉴판에 새겨 넣은 ‘무신불립(無信不立)’은 양 정상 간 최상의 신뢰를 바탕으로 양국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자는 메시지다.
둘째는 한반도 문제에 대한 전략적 함의다. 이번 정상회담은 북한의 도발과 남북 합의 도출 직후 개최됨으로써 북한 및 북핵 문제와 관련한 중국의 역할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했다. 양측이 앞으로 한반도 정세 발전과 관련한 의사소통 및 협의를 강화키로 한 것은 시사하는 바 크다. 북한의 포격 도발 당시 드러나지 않게 건설적인 역할을 한 중국은 이번에 북핵 및 미사일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의 이행을 강조하면서 긴장 고조 행위에 단호한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는 10월 노동당 창설 기념일 전후 북한의 전략적 도발 가능성을 염두에 둔 사전 경고다.
또한, 양 정상은 이란 핵협상 타결을 주목하면서 의미 있는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에 합의했다. 이는 북한의 핵·경제 병진 노선 고수를 우려하면서, 곧 있을 9·19 공동선언 10주년을 앞두고 북한 비핵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정부는 한·중, 한·미 양자 협의를 시작으로 이달 말에 있을 한·미·일 3자 외교장관회의, 더 나아가 한·미·중 3자 협의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한반도 분단 70주년에 양 정상이 향후 한반도의 정세 전개와 평화 통일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한 것은 특기할 만하다. 특히, 이번에는 분단의 고통을 조속히 해소하려는 우리의 열망과 통일 한국이 가져다줄 혜택에 대한 이해를 제고시켰다.
셋째는 동북아 외교 지형의 격변 속에서 우리 외교의 전략적 공간 확대와 전략적 로드맵 전개를 위한 발판 마련이다. 한·일·중 3국 정상회담을 10월 말 또는 11월 초에 개최키로 이번에 합의한 것은 외교 전략적 의미가 크다. 3국 협력체제 의장국인 한국 주도로 지난 3월 3국 외교장관회담이 열린 데 이어 조만간 3국 정상회담이 개최된다면, 이는 3년 이상 정체돼 있던 3국 협력 체제의 복원을 의미한다. 3국 정상회담은 한·일 관계, 일·중 관계 더 나아가 한·미·일 및 한·미·중 관계에 대한 함의까지 가진다. 이번 방중을 통해 업그레이드된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와 다음 달 한·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토대로 올 하반기 우리의 동북아 외교는 다양한 양자, 3자, 소다자 형식으로 역동적으로 전개될 것이다.
우리는 냉전 종식 이후 가장 엄중한 외교안보 환경 속에서 한반도와 동북아, 그리고 전 세계 차원의 다양한 도전을 받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포격 도발 이후 확고한 원칙과 냉철한 현실감으로 남북 합의를 이끌어냈고, 9·3 전승기념일 행사 참석에 대한 일각의 의구심을 국민적 자긍심과 미국 등 우방의 이해와 공감으로 바꿔 놓았다. 이번 방중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한·미, 한·중, 한·일, 한·러 관계를 전략적인 큰 틀 속에서 상호 선순환하도록 능동적으로 이끌어갈 것이다.
“연(鳶)은 순풍이 아닌 역풍에서 가장 높이 난다”는 윈스턴 처칠의 말처럼, 국민과 정부가 중심을 잡고 지혜를 모으면 새로운 한반도를 반드시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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