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이 ‘新비즈니스’로 기업인 증인 신청한 뒤 지역구 사업 조건 제외

해마다 국회 국정감사 시즌인 9월이 되면 여의도에서는 기업인 증인 채택을 놓고 “거대한 암시장이 선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대기업 총수와 임원들을 국감 증인으로 신청한 뒤 증인을 빼 주는 것을 미끼로 모종의 ‘거래’를 하려는 의원 측과, 증인석에 불려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기업 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일부 법무법인(로펌)이나 컨설팅 업체는 증인으로 출석하는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고액 과외’를 하면서 기업인 증인 채택과 관련한 ‘특수’를 누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건설 안전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여당의 한 의원이 국감을 앞두고 건설사 대표들을 줄줄이 증인으로 신청하자, 해당 기업 관계자들이 의원실을 찾았다. 그 자리에서 의원실 관계자는 하청업체의 민원을 해결해 주면 증인 채택을 철회해 주겠다는 제안을 했고 일부 기업이 이에 응했다고 한다. 야당의 한 의원은 대기업 총수를 증인으로 신청한 뒤 자신의 지역구에 사업을 투자하는 조건을 내걸었다는 말이 국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국회에서 기업의 입장을 설명하는 한 대관(對官) 업무 관계자는 9일 “과거에는 직접적인 요구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말이 나오는 것을 의식해서인지 정체불명의 시민단체나 제3의 인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민원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울며 겨자 먹기식’ 로비도 통하지 않아 국감 증인으로 채택될 경우 기업인들은 일부 로펌이나 컨설팅 업체의 문을 두드린다. 국감 증인석의 발언 한 마디에 기업 이미지가 좌우될 수 있기 때문에 사전교육에 집중하는 것이다. 법적인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민감한 답변을 피하는 연습도 이뤄진다. 한 기업 총수는 국감 증인석에 서기 전 1주일 이상 컨설팅 업체에서 교육을 받았다는 말이 들린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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