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도 국정감사를 하루 앞둔 9일 오전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사무처 직원들이 회의 준비를 하고 있다.
2015년도 국정감사를 하루 앞둔 9일 오전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사무처 직원들이 회의 준비를 하고 있다.
전문가들 “정치악용 근절 관련법률 개정해야”목소리‘1차채택’제외된 기업인
야당선 계속 출석 요구

MBK관계자도 추가 신청
경영권 간섭 논란 불러

국감 증인 신청·배제가
부정한 청탁 변질 우려도


국정감사 때마다 논란이 되는 국회의 무분별한 무더기 기업인 증인 채택에 대해 전문가들은 9일 과시욕에 따른 슈퍼 갑질, 차기 선거를 의식한 권력남용, 경제활성화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 등으로 비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 근절을 위해 관련 법률 개정이 시급하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국회의 잘못된 관행은 계속되고 있다. 국회는 오는 10일 국정감사를 앞두고 상임위별로 증인·참고인 출석요구건을 잇달아 채택하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 총수나 경영진에 대한 야당의 출석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야당은 10월 종합국감에서 ‘1차 증인 채택’에서 제외된 기업인들을 불러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서는 앞서 홈플러스 매각 등과 관련해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한 가운데 야당에서는 홈플러스를 인수한 MBK파트너스 관계자들도 추가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야당의 움직임에 대해 재계에서는 정당하게 경쟁 입찰을 통해 기업을 인수한 민간 영역의 경영활동을 국회가 국감 ‘도마’에 올리는 것이 정당하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민간 기업의 경영권을 간섭하는 ‘월권’이라는 지적에서다. 재계 단체의 한 관계자는 “야당이 다분히 시민단체와 홈플러스 노조를 의식한 과잉 대응으로 보인다”며 “과거 외환은행 같은 국가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공공기관의 매각 같은 경우는 이해하겠지만, 민간 기업의 경영활동에 대해 정치권이 부당한 간섭을 하는 것은 기업의 정당한 경영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는 것으로 국제적으로도 보기 힘든 사례”라고 말했다.

다른 상임위 역시 기업인 증인 채택에 대한 야당의 추가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불러야 한다고 여전히 주장하고 있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이마트 불법 파견과 관련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을, 기획재정위원회에서는 면세점 독과점 논란과 관련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에 대한 야당의 증인 요청이 계속되고 있다. 정무위원회는 정우택 위원장 동생과 관련있는 조현준 효성 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해 민원성 논란이 일고 있다.

김형준(정치학) 명지대 교수는 “국정감사는 국정 전반과 관련한다는 전제로 정부 예산에 대해 평가하는 것이 본연의 기능인데 국정감사를 자꾸 국정조사와 혼돈해 국회가 민간인을 불러들이고 갑질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필요하면 국정조사를 하면 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윤창현(경영학) 서울시립대 교수는 “기업인들의 국감 증인 채택이 ‘호통 국감’으로 이슈를 만들어 보려는 정치권의 수단으로 변질됐다”며 “이 같은 한탕주의가 이제는 기업의 정당한 경영권, 기업 투자를 방해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관련 법률 개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공무원이 아닌 민간인도 마구잡이로 국정감사에 출석시킬 수 있도록 적시된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 원장은 “정말 필요한 사안에 대해 제한적으로 기업인들을 증인으로 세워야 한다”며 “국감 증인 배제가 정치권의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변질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윤정아·임대환·이근평 기자 ja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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