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 ‘이란 핵합의안’ 지지의원 41명 확보… 필리버스터 요건 충족 의사진행방해로 막을 방침
오바마 확실한 승기 굳혀

2016예산안 기싸움 예고
공화 낙태단체 지원 연계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도


미국 의회가 8일 여름 휴지기를 끝내고 의사 일정을 재개한 가운데, 9월 한 달간 민주당과 공화당 간에 치열한 공방이 예고되고 있다. 당장 의회의 이란 핵 합의 표결 시한이 오는 17일인 데다, 연방예산 법안뿐 아니라 낙태 찬성단체에 대한 예산 지원, 해외 원유수출 재개 등 민감한 법안이 줄줄이 상정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일단 이란 핵 합의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확실히 승기를 잡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의 ‘이란 핵 합의 불승인 결의안’ 채택에 거부권을 행사해도 다시 상원에서 이를 뒤집을 수 없는 저지선인 34표를 이미 확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수당인 공화당은 이날 하원에서 이란 핵 합의 논의에 들어갔고, 17일 이전에 결의안 상정을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역시 상원에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통해 법안 상정자체를 저지하겠다는 전략인데 상원에서 론 와이든(오리건) 의원을 비롯해 민주당 의원 3명이 이날 추가로 이란 핵 합의에 찬성입장을 표명해 지지 의원은 41명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필리버스터 요건을 갖춘 상태다. 민주당이 17일까지 필리버스터를 진행, 결의안 상정을 저지할 경우 핵합의안은 그대로 확정된다. 상원(100석)은 법안 심의·표결에 앞서 토론 종결을 위한 절차투표를 실시해 60명 이상이 찬성해야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할 수 있다.

2016년 대선을 앞둔 민주·공화당의 사전 기 싸움은 2016년 회계연도 연방정부 예산안 문제에서는 더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6년 회계연도가 10월 1일 시작하기 때문에 9월 말까지 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그러나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낙태 찬성단체인 ‘플랜드 페어런트후드(Planned Parenthood)’에 대한 연방정부의 자금 지원 중단과 연계하겠다는 입장이어서 2년 만에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이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의회 전문매체인 ‘더 힐’에 따르면 현재 이런 입장을 지지하고 있는 공화당 의원은 28명에 달하며, 이중 리니 엘머스(노스캐롤라이나) 의원은 이날 ‘플랜드 페어런트후드’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기까지 했다.

미국 대선에서 민감한 사안인 낙태 문제를 쟁점화하겠다는 전략이다. 10일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의 에너지·전력 소위원회에서 표결이 예정된 원유 수출 재개 허용 법안도 마찬가지다. 공화당은 ‘셰일가스’ 혁명으로 자국산 에너지 생산량이 늘어난 데다,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된다면서 수출 제한을 해제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미국 내 석유 생산 증가에 따른 환경 문제와 해외수출로 인한 미국 내 석유 소매가격 인상 가능성을 들면서 수출 허용에 반대하고 있다. 상임위원회와 본회의 표결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갈 길이 멀지만, 민주당이 어떤 전략을 구사하느냐에 따라 언제든지 쟁점화할 수 있는 사안이다. 미국은 1975년 제1차 석유파동 이후 자국산 원유 수출을 금지해왔으며, 캐나다 등 일부 국가에만 하루 50만 배럴 이하로 제한적 수출을 허용해 왔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신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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