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구연맹(KBL)은 8일 재정위원회와 긴급 이사회를 잇달아 열고 불법 스포츠도박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프로농구 선수 11명에 대해 기한부 출전 보류 처분을 내렸다.

KBL은 혐의 사실이 확정되는 시점에서 선수별로 도박 행위의 경중을 따져 징계 수위를 최종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단순 견책으로 끝나는 선수도, 제명 처분을 받는 선수도 나올 수 있는 셈. 선수마다 불법 도박을 한 시점이나 횟수, 금액 등이 다를 테니 ‘차등’ 징계를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선수별로 견책, 경고, 자격 정지, 제명 중 어떤 징계를 적용할지 세세한 기준이 아예 없어 문제다.

KBL 상벌규정 17조 4항 ‘도박 및 사행행위로 인한 물의 야기’와 5항 ‘농구와 관련된 체육진흥투표권 구매행위 위반’에 대한 제재는 모두 ‘견책~제명’으로 돼 있어 지나치게 포괄적이다.

오는 12일 2015~2016 KCC 프로농구 개막을 앞두고 최대 위기를 맞은 KBL이 도박 징계 제도 강화에서 신뢰 회복의 길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특히 제재 수위를 정하는 기준은 ‘KBL 소속이 아닐 때는 봐준다’가 아니라 법의 잣대가 돼야 한다. 프로 선수가 도박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면 검찰 기소 시점까지 기한부 자격 정지, 기소되면 추가 자격 정지, 법원 유죄 판결이 나오면 영구 제명 등으로 명확한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

프로 선수가 입대 후 군에서 도박을 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KBL 등록 선수가 아니라 자격 정지는 불가능하고 의미도 없겠지만, 유죄 판결을 받으면 전역 후 자동으로 제명돼 농구판에 돌아올 수 없게 해야 형평에 맞다. 학생 시절 도박도 그냥 봐줄 일은 아니다. 이번에 가벼운 징계를 받는 선수가 나온다면 그 이유는 어릴 때 도박을 했기 때문이 아니라, ‘2012년 국민체육진흥법 개정 이전에만 도박했다’는 법률적 기준에 따른 것이어야 한다.

또 앞으로는 학창 시절 불법 도박으로 적발된 선수를 프로농구 드래프트에서 전면 배제, ‘농구를 직업으로 삼고 싶다면 도박은 꿈도 꾸지 마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해야 불법 도박 근절이 가능할 것이다.

김성훈 체육부 기자 tarant@munhwa.com
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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