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러시아 사할린주 유주노사할린스크에 있는 한인문화센터 강당에서 열린 ‘사할린 강제징용 한인 희생자 유골 봉환 추도 및 환송식’에서 조순옥(76) 할머니가 부친의 유골이 담긴 함을 어루만지고 있다.
10일 오전 러시아 사할린주 유주노사할린스크에 있는 한인문화센터 강당에서 열린 ‘사할린 강제징용 한인 희생자 유골 봉환 추도 및 환송식’에서 조순옥(76) 할머니가 부친의 유골이 담긴 함을 어루만지고 있다.
사할린 징용 희생자 유골 13위 봉환 추도식76세 조순옥 할머니 추도사
꽃신 추억 언급에 울음바다
내일 천안서 추도식뒤 고향행


“아버지, 아버지! 저 순옥이가 왔습니다. 아버지가 사온 꽃신을 손수 제 발에 신기고, 제 손을 꼭 잡고 마을 종탑에서 땡그랑 땡그랑 종을 쳤던 날을 기억하세요?”

10일 오전 러시아 사할린주 유주노사할린스크에 있는 한인문화센터 강당. 일제강점기 ‘동토의 땅’ 사할린으로 강제 징용에 동원돼 끝내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한인 희생자 유골 13위(位)의 봉환 추도 및 환송식에서 76세의 조순옥 할머니가 네 살배기 시절 아버지(고 조근형 씨·1988년 작고)와의 유일한 추억을 목멘 소리로 말하자 강당은 이내 울음바다가 되고 말았다.

국무총리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위원회) 주최로 사할린 동포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에는 무토 도시카즈 사할린 주재 일본 영사도 헌화해 눈길을 끌었다.

박인환 위원장은 추도사에서 “우리는 귀중한 청춘을 희생하고도 타국에서 억울하게 죽음을 맞이했던 강제동원 희생자들과 그 유족의 눈물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정부와 위원회는 러시아 정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희생자들의 유해가 사라져 버리기 전에 속히 고국으로 모시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지난 8∼9일 사할린 현지에서 유골을 발굴·화장하고, 이날 현지 추도식을 거쳐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로 봉환했다. 희생자 유골들은 11일 충남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에서 유족단체와 정부 관계부처, 주한 러시아대사, 주한 일본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추도식을 마친 뒤 납골당과 연고지에 각각 안치될 예정이다. 희생자의 유골들은 70∼80년 만에 고국 땅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사할린 유주노사할린스크(러시아) = 글·사진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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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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