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적이었던 이시바 시게루 “정책집단 만들어야” 뜻 밝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무투표로 자민당 총재에 재선됨과 동시에 3번째 총리직 임기를 눈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벌써 ‘포스트 아베’를 향한 움직임이 표면화되고 있다. 일부는 아베 총리의 독주에 대한 견제로서, 혹자는 아베 정권의 계승자로서 포스트 아베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10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의 정적이었던 이시바 시게루(石破茂·58·사진) 지방창생담당상은 지난 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권 구상을 정리하기 위해 정책 집단을 만들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파벌(이시바파) 결성 의향을 밝혔다. 이시바 담당상은 ‘포스트 아베를 지향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받아들여도 좋다”고 밝혔다.

이시바 담당상은 이미 무당파연락회의 일부 구성원에게 이런 구상을 설명했으며 이르면 이날 정례회의를 열어 파벌로의 전환에 대한 이해를 구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 2012년 9월 자민당 총재선거에 출마해 당원, 서포터, 소속 국회의원이 참여한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으나 국회의원만 참여하는 결선투표에서 아베 총리에게 밀려 집권에 실패했다. 이후 아베 총리는 당내 지지 기반이 탄탄한 그를 간사장으로 기용했으나 지난해 9월에는 각료로 임명해 당내 활동 행보를 제한했다.

반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58) 외무상은 아베 총리의 이번 재선을 적극 옹호하며 아베 총리의 후계자로 부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시다 외무상은 당내 제3 파벌인 기시다파의 수장으로서, 이번 총재 선거에 출마를 시도했던 노다 세이코(野田聖子·55) 전 자민당 총무회장을 물밑에서 지원하던 당내 일부 세력을 제압해 아베 총리의 무투표 재선을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당 당규상 총재직 3연임은 금지돼 있기 때문에 아베 총리의 신규 총재 임기가 끝나면 새로운 인물이 집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기시다 외무상은 이번에 아베 총리의 무투표 재선을 지원함으로써 ‘차기 총리’를 노릴 자격이 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이에 기시다파의 한 중진 의원은 마이니치(每日)신문에 “결국 기시다 외무상이 총리가 되는 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당 총재 선거에서 출마를 시도했으나 후보등록을 위한 당내 의원 추천인 20명을 모으지 못해 출마가 좌절된 무파벌의 노다 전 총무회장도 이번 사태를 통해 아베 총리에 대한 견제 세력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여전히 포스트 아베 후보군으로 평가받고 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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