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정당 국경통제강화 공약
이민장관 “더 많이 규제할 것”

美, 난민 추가수용 계획 밝혀
“내년까지 5000명 더 받겠다”


세상에서 가장 너그러운 나라, 국민들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가 최상위인 나라 덴마크가 유독 난민 유입에는 강경한 입장을 보여 논란이 되고 있다. 덴마크 당국은 9일 유럽으로 몰려드는 난민들의 이동문제와 관련해 덴마크와 독일을 잇는 모든 열차의 운행을 잠정 중단했다. 이는 덴마크 경찰이 독일에서 열차를 타고 건너온 수백 명의 난민이 덴마크 국경을 넘어가려는 것을 저지한 이후 이뤄진 조치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조만간 재개될 전망이다.

9일 BBC 등은 이날 독일에서 2편의 열차를 타고 출발해 덴마크 뢰드비에 도착한 약 200명의 난민들이 열차에서 내리는 것을 거부하자 덴마크 당국이 열차운행중단 조치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들의 최종 목적지는 난민 망명 신청에 관대한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인 것으로 전해졌다. 덴마크 정부관계자들은 덴마크 체류를 거부한 난민들이 스웨덴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유럽연합(EU)의 더블린 규약 등에 예외를 둘 수 있는지 스웨덴 당국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덴마크는 국내총생산(GDP)의 1% 이상을 저개발국 개발원조지원금으로 지출해 세계에서 가장 너그러운 나라로 정평이 나있다. 또한 국민행복도도 가장 높은 나라다. 그런 덴마크가 난민 문제에 대해 강경한 것은 지난 7월 총선에서 국경 통제 강화와 이민자 혜택 축소 등을 공약해 승리한 중도 우파 자유당이 집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덴마크는 앞서 7일에는 레바논 4대 일간지 광고를 통해 덴마크 새 정부의 강화된 이주민 규제 정책을 설명, 난민 유입을 환영하지 않는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잉게르 스토이베르크 덴마크 이민부 장관은 당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앞으로 더 많은 규제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U 데이터에 따르면 인구 550만 명에 불과한 덴마크에서 지난 2013년 난민 신청자들은 1만5000명에 이르렀다.

한편 9일 유럽 대륙에 급증하는 난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난민 토빈세’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토빈세란 핫머니의 급격한 유출입에 따른 통화위기를 방지하고자 외환 거래액에 부과하는 거래세를 말한다. 영국 싱크탱크 신경제재단(NEF)의 앤드루 심스 연구원은 이날 가디언 기고문을 통해 “국가 간에 국경을 넘나드는 사람들에 대한 세금을 부과해 난민 수용 비용을 분담하자”고 주장했다.

이날 국내외로부터 난민 급증 문제 해결에 앞장서 줄 것을 압박받아 온 미국 정부는 마침내 난민 수용 계획에 대해 입을 열었다. 9일 로이터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이날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의회에서 상·하원 법사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비공개 면담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난민 수용 규모를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전을 피해 유럽대륙을 떠도는 시리아 난민 문제와 관련해 우리가 기여할 수 있는 난민 수용 규모를 놓고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수용 규모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로이터는 익명을 요청한 미 정부, 의회 관계자들을 인용해 케리 장관이 이날 회의에서 “미국이 내년에 수용할 난민 규모를 당초 7만 명에서 5000명 늘려, 총 7만5000명을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을 보고했다고 전했다. 5000명의 추가 규모에 시리아 출신 난민 수가 얼마나 포함될지는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않았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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