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일자리 창출과 낡은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위해 노사정 대타협 협의가 한창이다.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뿌리는 행위로, 금호타이어와 조선 3사 노조의 파업과 9일 의결된 현대자동차 노조의 파업 의결을 들 수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 파업의 경우 동종 업계 최고 수준을 제시한 경영진의 제의를 노조가 거절하고 장기 파업을 벌이자 사측은 최후의 수단인 직장폐쇄로 맞서고 있다. 이에 비해 경쟁사인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 노사는 올해 교섭을 무사히 마쳐 가고 있어 대비된다.
한편 조선업종 노조연대의 공동파업 결의에 따라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을 비롯한 부분파업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 금호타이어와 조선사 파업의 선도 격인 대우조선해양의 공통점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경험했고, 근래 기업 성과가 급전 추락해 대규모 적자에 들어갔거나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하반기 노조 선거와 교섭이 맞물려 4년 연속 파업 의결이 이뤄진 것으로 추측되지만, 실제 파업으로 이행되는 불상사가 없길 바랄 뿐이다.
이번 파업은 강성 노조의 전략 차원에서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하나는 임금피크제 확산을 위한 정부의 노력에 맞서 해당 산별노조에서 지회 사업장 임금피크제 최초 도입에 반발해 파업이 발생한 일종의 강성 노조가 정부에 대항하는 성격이 강하다. 또, 적자회생을 위한 인력 구조조정 계획이 아직 본격화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에 저항하기 위한 노조의 선제적 대응일 수 있다. 그러나 노조 파업과 연관된 정치 셈법을 떠나 이번 파업은 사회적 타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
노사 관계에 있어 교섭은 경영 성과와 연동될 수밖에 없다. 기업의 지불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는 양보 교섭은 필연이고 기업의 회생을 위해 노사가 공동 노력을 하는 것이 노사 관계의 최소한의 신의칙(信義則)이다. 기업의 생존이 위협받는 현실에서 전투적인 파업을 벌이는 강성 노조 행태는 조합원의 삶의 터전을 파괴하면서 집행부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행위임을 조합원들은 잘 알아야 한다. 해당 기업들이 구조조정안을 발표하지도 않은 시점에 과도한 성과를 요구하면서 파업을 부추기는 집행부가 조합원의 고용 안정을 희생시켰던 사례는 부지기수다.
청년 일자리의 극심한 부족으로 상위 10%의 임금을 걷어서 하도급 근로자 지원 및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금을 정립하는 등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를 위해 노사정 대타협이 모색되고 있다. SK하이닉스처럼 사업장 단위에서 하도급 근로자를 지원하기 위해 원청근로자가 임금 인상을 자제하는 현실에서 과도한 성과급을 인상해 이중구조를 더 키우거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파업은 강성 노조 스스로 국민으로부터 격리시키는 행위다. 더욱이 공적자금이 투입돼 국민의 혈세를 지원받아 워크아웃을 탈출한 기업의 파업은 국민을 배신하는 행위다.
이런 노조의 행태를 자초한 경영진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금호타이어의 경우 워크아웃 이후 조합원들의 공감을 끌어내 생산적 노사 관계로 유인하지 못하고 사업장이 강성 노조에 휘둘리는 결과를 자초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기술력 및 숙련 노동 등에 대한 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해양플랜트 사업 투자로 수조 원대의 적자를 유발한 조선업의 경영진이 수십억 원의 연봉을 챙겨가면서 어떻게 근로자들에게 임금피크제를 종용하겠는가. 시대에 역행하는 노사 관계는 이제 그만둘 때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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